‘취준지옥’ 속 살길 낸다…무료로 청년·기업 잇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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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석(가명·31)씨는 3년이 넘도록 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교회 안팎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내세워 청년들의 취업 준비 요령을 자세하게 안내했다.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지난 6월 '기대나무' 팀을 꾸리고 자립준비청년 100여명의 취업을 독려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주기적으로 취업박람회를 열고 청년과 기업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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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위해 팔 겉어붙인 한국교회, 컨설팅·멘토링 자처
강근석(가명·31)씨는 3년이 넘도록 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스펙을 높이려고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지원서를 난사했는데도 면접은커녕 서류에서 줄줄이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국비를 지원받아 직무 지식은 계속 쌓고 있는데 정작 언제 취업할지 모르니 막막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강씨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찾은 곳은 다름 아닌 교회였다. 지난 4일 서울 용산의 삼일교회(송태근 목사)는 청년 취업 특강을 마련했다. 교회 안팎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내세워 청년들의 취업 준비 요령을 자세하게 안내했다.
취업 컨설턴트인 김도윤(46·삼일교회) 집사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취업 준비 요령은 똑같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기도로만 취업 준비하지 마세요. 성과 장기근속 팀플레이 역량을 보여줘야 뽑힙니다. 가산점 받을 수 있는 자격증도 전부 따야 해요. 혹여 기독교인으로서 경쟁자에게 미안한가요. 그럼 불합격자가 ‘당신은 붙을 만했다‘고 할 정도로 준비하세요.”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비결도 제시됐다. 김 집사는 “가고 싶은 기업 홈페이지에 들어가 색깔이나 크기 등으로 강조된 단어를 전부 엑셀로 정리하라”며 “중첩되는 키워드에 자신의 경험을 불어넣어 서류와 면접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3시간 동안 쉼 없이 강의를 들은 청년들은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강씨는 “서류에서 번번이 미끄러진 이유를 이제야 이해했다”며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겠다”고 했다. 임지희(가명·33)씨 역시 “성공 경험을 의미 없이 나열하기보단 직무 관련 사례를 잡고 좀 더 구체적으로 서류를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청년들의 어려운 취업 사정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9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 9월 기준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새 8만9000명 줄었다. 또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0.1% 포인트 감소했다. 전 연령층 중 유일한 하락세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은 37만3000명으로 50대 미만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들이 청년 구직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다양한 인재풀을 형성하고 있는 중대형 교회들이 이른바 ‘재능기부형’ 취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지난 6월 ‘기대나무’ 팀을 꾸리고 자립준비청년 100여명의 취업을 독려하고 있다. 희망 직종 멘토를 연결한 뒤 비전을 심어주는 식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주기적으로 취업박람회를 열고 청년과 기업을 잇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박람회엔 40여 기업을 비롯해 취업 전문 컨설턴트들이 참여해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지원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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