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리뷰] ‘우리 앞의 세계’ 생존이 곧 위로… 심규선이 선사한 3시간의 힐링

정진영 2023. 11. 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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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헤아릴 규, 모티브프러덕션 제공
가수 심규선이 위로가 가득한 무대로 팬들에게 감동의 시간을 안겼다.

심규선은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우리 앞의 세계’의 포문을 열었다. 약 1000명의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다.

‘우리 앞의 세계’는 심규선이 공연을 앞두고 발매한 새 앨범 ‘#휴먼카인드’의 수록곡과 기존의 히트곡 무대로 꾸며진 공연. 특히 이번 공연은 ‘#휴먼카인드’를 통해 변화된 음악을 보여준 심규선의 새로운 면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 더욱 기대를 높였다.

‘잿빛의 노래’와 신곡 ‘퀘스천’으로 공연의 문을 연 심규선은 “내가 1년에 딱 한 번만 하는 콘서트”라며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10여년 넘게 자신의 곁을 지켜준 팬들과 이번에 처음 콘서트에 온 관객들 모두를 살뜰히 챙기며 “나는 이 자리가 우리의 생존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헤아릴 규, 모티브프러덕션 제공

‘#휴먼카인드’에 심규선이 담은 메시지는 기후 위기는 물론 격변하는 시대에 대한 단상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색이 강했던 이전 노래들과 달리 행동에 대한 보다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심규선은 “전쟁이 생중계되는 시대 아니냐”며 “정말 이 순간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됐다. 우리 역시 ‘전쟁 후보국’으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러분 모두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이런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 잘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격려했다.

이어 콘서트 명과 같은 신곡 ‘우리 앞의 세계’를 비롯해 ‘험블’, ‘시스터’ 등 신곡 무대가 이어졌다. ‘시스터’의 경우 심규선이 몇 년 전 공연에서 피아노를 치며 살짝 부른 뒤 계속해서 정식 음원 발매를 기대케 했던 곡이라 팬들의 호응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사진=헤아릴 규, 모티브프러덕션 제공

‘소로’ 무대 때는 ‘펑’ 하는 소리가 나는 사운드 사고가 있었다. 깜짝 놀랄 만한 상황 속에서도 의연히 노래하던 심규선은 돌연 노래를 중단했다. 그러면서 “이 공연을 위해 해외에서 오신 분들도, 지방에서 오신 분들도 있을 거다. 그걸 아는데 노래를 이대로 계속할 수는 없다”고 말한 뒤 다시 처음부터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을 섬세하게 챙기는 심규선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심규선은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소회를 한 마디씩 밝혔다. 심규선은 “공연이 끝나면 한 달 정도 쉬다 앨범 작업을 하고, 그러곤 또 공연 작업을 한다. 녹음을 할 때랑 공연 준비를 할 때는 말을 거의 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말이 많은데 이해해 달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헤아릴 규, 모티브프러덕션 제공

콘서트는 뮤지컬처럼 인터미션을 갖고 진행됐다. 10분 정도의 쉬는 시간 동안 환복을 한 심규선은 계속해서 감성 짙은 무대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관객들의 눈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 게 보인다. 오늘 이 자리에선 마음껏 울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는 말처럼 심규선은 한 곡, 한 곡에 진심을 녹이며 자신의 감성 속에 관객들이 한껏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밝힌 심규선. 그는 “지난 공연 때까지는 이런 이야기를 안 했는데, 이번엔 하고 싶다. 나는 더 강해지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라며 “내가 이런 세상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그러면 그것을 본 여러분이 다시 강한 얼굴을 내게 보여줄 것 같다. 그렇게 서로 힘을 얻자”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공연 연출 역시 볼거리였다. 세상이 폐허처럼 변해버린 현재. 심규선은 ‘우리 앞의 세계’에 하나씩 채워지는 희망의 빛으로 미래를 감싸는 콘셉트로 관객들의 마음에 따뜻한 불을 지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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