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스틱 반값에 샀어요"…날개 단 '알리' 韓직구 1위 장악
#경기 성남에 사는 최현호(36)씨는 지난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에서 등산용 스틱과 만화 슬램덩크 유니폼을 구매했다. 유니폼은 1만7000원, 4만9000원짜리 등산 스틱은 2만4000원에 샀다. 해외 배송이지만 배송비는 따로 붙지 않았다. 최씨는 “국내 쇼핑몰 최저가와 비교해도 알리 제품이 20~30% 싸다. 굳이 좋은 품질이 필요 없는 물건은 주로 중국 쇼핑몰에서 사고 있다”며 “이틀 간격으로 알리에 들어가 살 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는 게 일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국내 직접구매(직구)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 공습에 선봉에 선 건 중국의 온라인 쇼핑업체 ‘알리익스프레스’다.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한국 소비자들에게 '초저가'를 내세우면서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해외직구 절반가량은 중국서
온라인 직구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직구액이 가장 큰 나라는 미국이었다. 2015년엔 미국으로부터의 직구가 전체의 72.2%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다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1~3분기 중국으로부터의 직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반면 미국 직구액은 9.7% 감소했다. 4분기가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의 추이로 보면 중국이 올해 국내 직구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는 게 사실상 확실시된다.
혼자만 디플레 중국, 고물가에 강세
알리를 내세운 중국발 직구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건 가격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1%로 24년 만에 가장 높았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낮아지긴 했으나 지난달 물가상승률 3.8%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공공요금‧서비스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가격이 오르다 보니 소비자의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커졌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 직구에 소비자가 몰리는 이유다.
알리의 가파른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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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수지’ 적자 역대 최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인해 온라인 직구 관련 무역수지 적자는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예정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이른바 역직구로 불리는 해외 직접판매가 직접구매보다 많았다. 그러다 2021년 해외직구로 인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 소비자가 국내 쇼핑몰 등에서 구매한 것보다 한국 소비자가 해외에서 사들인 게 더 많았다는 의미다. 적자 폭은 2021년 7237억원에서 지난해 3조4823억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3분기까지 3조6047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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