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아산] 김단비 개막전부터 '트리플 더블' 맹활약…우리은행, 연장 혈투 끝 BNK 썸 꺾고 첫 승
김명석 2023. 11. 5. 16:32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부산 BNK 썸을 꺾고 새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에이스 김단비가 개막전부터 트리플 더블 맹활약을 펼치며 ‘에이스’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단비는 역대 두 번째 개인 통산 500블록 대기록을 더해 겹경사를 누렸다.
우리은행은 5일 오후 2시 25분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에서 BNK를 74-70으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제패했던 우리은행은 두 시즌 연속 왕좌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을 산뜻하게 내디뎠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BNK를 상대로 3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는데, 이날 역시 완승을 거두며 강세를 이어갔다. 위성우 감독은 역대 시즌별 첫 경기에서 10승째(2승)를 이끌며 뚜렷한 강세도 이어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인 김단비는 전반에만 11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블 더블급 활약을 펼친 데 이어 3쿼터 이후에도 존재감을 보여주며 개막전부터 트리플 더블 원맨쇼를 펼쳤다. 2쿼터에 블록슛 2개를 더하면서 이종애(삼성생명·862개)에 이어 역대 통산 두 번째 블록슛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BNK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리매치로 펼쳐진 개막전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후반 집중력 싸움에서 밀려 아쉬움을 삼켰다. 박정은 감독은 시즌별 첫 경기에서 3전 전패라는 쓰라린 기록도 남겼고, BNK의 공식 개막전 첫 승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개막전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은 주축 선수들의 좋지 않은 몸 상태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개막전 승리를 자신했다
.위성우 감독은 “3대3 대회를 나가야 되나 싶을 정도로 선수들의 이탈이 많았다. 우승이 참 좋지만 후폭풍이 역시 있구나 싶었다”면서도 “몸 상태가 다 좋지 않아 쉽지 않지만 최대한 조절하면서 잘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BNK 감독도 “국가대표에 다녀온 선수들 모두 컨디션이 안 좋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만들어야 하는 몸이 있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서 “그래도 개막 경기인만큼, 준비하고 생각했던 거 잘 풀어가면서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쿼터 기선은 우리은행이 제압했다. 박지현이 34초 만에 골밑 슛을 성공시켜 시즌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김단비도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BNK도 물러서지 않았다. 4-9로 뒤지던 1쿼터 종료 5분 3초 전 김한별의 외곽포가 터졌고, 진안의 골밑 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9-11로 밀리던 상황에선 안혜지의 역전 3점슛까지 나왔다.
1쿼터 중반 이후 집중력에선 우리은행이 더 앞섰다. 나윤정의 골밑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우리은행은 박지현의 3점슛, 김단비의 자유투 성공으로 격차를 빠르게 벌렸다. 최이샘도 득점을 더했다. 1쿼터는 우리은행의 20-16 리드. 박지현이 7점 4리바운드, 김단비가 6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쌓았다. BNK는 진안이 6점으로 팀 내 가장 많은 점수를 쌓았다.
2쿼터 초반 감단비가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달아나자, BNK도 이소희의 외곽포 등을 앞세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박지현, 최이샘의 득점에 6점까지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은 것도 BNK의 외곽포였다. BNK는 25-31로 뒤지던 2쿼터 종료 3분여를 앞두고 안혜지와 이소희의 연속 3점슛으로 동률을 이뤘다.
2쿼터 막판 우리은행이 다시 균형을 깨트렸다. 유승희가 사이드라인에서 던진 2점슛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BNK는 안혜지와 한엄지의 슛이 잇따라 무위로 돌아갔다. 2쿼터 종료 막판엔 우리은행의 집중력이 더 앞섰다. 연이은 슛 시도가 무위로 돌아간 뒤에도 공격 리바운드를 세 차례 연속 잡아냈다. 박지현이 골밑 슛으로 마무리했다. 전반은 우리은행의 35-31 리드. 김단비는 1·2쿼터에만 11점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블 더블을 기대케 했다.
우리은행이 3쿼터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유승희의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나윤정의 골밑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이샘이 시간에 쫓겨 던진 슛이 림에 맞고 나오자 김단비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직접 레이업까지 성공시켰다. 39-31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BNK도 추격을 시작했다. 심수현의 자유투 2개와 안혜지의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피려 애썼다. 그러나 우리은행엔 김단비가 있었다. 연이은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으로 상대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에 변수가 생겼다. 유승희가 다리에 통증을 느끼고 주저앉아 코트를 빠져나갔다.
유승희 교체 아웃 이후 어수선한 틈을 BNK가 놓치지 않았다. 이소희, 진안의 연속 득점에 3쿼터 종료 2분 20초를 남기고 이소희의 역전 3점슛까지 터져 44-43 리드를 빼앗았다. 이에 질세라 우리은행도 박지현의 자유투 3개를 더해 다시 46-44로 앞선 채 마지막 4쿼터를 맞이했다.
마지막 4쿼터 초반 분위기는 BNK가 잡았다. 진안의 득점에 김정은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단숨에 49-4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에도 우리은행 해결사는 김단비였다. 정면에서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49-49, 우리은행이 재차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김단비의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 상황에선 박지현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최이샘의 골밑 득점으로 우리은행이 재차 리드를 잡았다.
우리은행이 승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최이샘이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소희의 3점슛에 대한 김단비의 답은 레이업에 이은 추가 자유투였다. 이에 질세라 BNK도 김정은의 3점슛으로 다시 추격에 나섰고, 진안의 역전 점프슛이 더해졌다. 종료 4분 42초를 남겨두고 BNK가 다시 57-56 리드를 잡았다. 승부는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 보였다.
BNK가 격차를 벌려갔다. 김한별과 진안의 연속 득점이 터지면서 2분 50초를 남겨두고 61-56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우리은행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에도 김단비가 분위기를 바꿨다. 점프슛 등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60-61, 다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어 이소희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마저 김단비가 모두 성공시켰다. 우리은행이 다시 62-61 재역전에 성공했다.
남은 시간은 1분 4초. 다시 승부를 뒤집으려는 BNK와 승기를 굳히려는 우리은행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BNK는 안혜지의 자유투 1개가 실패로 돌아간 사이, 김단비가 골밑 득점을 성공시키며 64-62로 앞섰다. BNK도 진안이 동점을 만들었다. 4쿼터 마지막 김단비의 연이은 골밑슛이 무위로 돌아갔다. 64-64. 개막전부터 연장 혈투에 돌입했다.
연장 21초 만에 김한별이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BNK에 악재가 생겼다. 우리은행은 고아라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진안의 득점 이후 BNK가 1점 차로 추격하자 우리은행도 김단비의 자유투로 격차를 벌렸다.
치열했던 두 팀의 혈투는 연장 종료 54.3초를 남기고 기울었다. 김단비가 내준 패스를 고아라가 사이드에서 정확한 3점슛으로 연결했다. 김단비는 이 패스로 트리플 더블을 완성했다. BNK는 마지막 반격에 나섰지만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오히려 턴오버까지 나오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경기는 우리은행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우리은행 김단비는 32점 17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 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3개의 블록슛도 더했다. 박지현도 14점 14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최이샘도 8점 10리바운드, 고아라도 8점 5리바운드로 각각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BNK는 진안이 22점 15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안혜지도 15점 11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지만 마지막 연장 집중력에서 밀려 아쉬움을 잔뜩 삼켰다.
아산=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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