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정찬민 웨지로 우승, 성유진 악천후로 행운의 우승
188㎝, 120㎏의 거구로 한국 최고의 장타를 치는 정찬민(24)이 두 번째 우승을 했다. 이번엔 드라이버가 아니라 웨지로 우승했다.
정찬민은 5일 경북 구미의 골프존카운티 선산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골프존 도레이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21언더파로 연장에 들어가 두 번째 홀에서 강경남에 승리했다.
정찬민은 지난 5월 매경오픈에서 6타 차로 우승했다. 바로 다음 대회인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는 7위를 했다. 그러나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왼쪽 어깨가 아팠다. 경기 감각 떨어뜨리기 싫어 계속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그러면서 드라이버가 똑바로 가지 않았다. 우승은커녕 톱 10도 한 번도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에 들어 다시 힘을 냈다. 정찬민은 중학교 때부터 구미에 살았다. 선산 골프장 라운드 경험이 많다. 골프장은 평소에 있던 코스 내 OB 말뚝을 다 뺐고 러프가 아주 길지도 않았다. 정찬민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파 3인 8번 홀에서 나왔다. 티샷을 그린을 놓쳤다. 러프였고 그린이 내리막이라 파를 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정찬민은 “어려운 곳이라 어떻게 칠까 고민하다가 보기를 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 하다가 보기하는 게 낫겠다 싶어 플롭샷을 쳤다”고 말했다. 볼은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가 홀 2m 정도 앞에 떨어진 후 슬금슬금 홀로 빨려들어갔다.
관중들의 함성이 터졌다. 이 홀에서 기세를 잡으면서 4홀 연속 버디가 나왔다. 정찬민은 “8번 홀은 물론 9번 홀과 11번 홀 등에서 웨지로 점수를 줄였다. 어깨 부상 이후 드라이브샷 거리가 20m 정도 줄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쇼트게임으로 버텼다. 쇼트게임 아니었다면 컷탈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민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갔다. 행운도 있었다. 첫 번째 연장전에서 정찬민은 티샷 훅을 냈다. 210m가 남은 러프 내리막 라이에서 2번 아이언으로 2온을 시도했다. 그러나 탑볼을 쳤다. 다행히도 볼은 페어웨이에 멈췄다. 정찬민은 세 번째 샷을 붙여 파를 잡아냈다. 정찬민은 “실수를 했는데 오히려 레이업을 잘 한 꼴이 됐다.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두번째 연장에서 정찬민은 티샷을 똑바로 보내고 4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정찬민은 “우승할 줄 몰랐다. 어깨가 아픈데 많은 갤러리 응원 덕에 이를 잊고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찬민은 다음 주 시즌이 끝나면 어깨 치료를 받고 재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12월엔 LIV 골프 Q스쿨에 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에서 성유진이 우승했다. 12언더파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성유진은 악천후 속 진행된 이날 첫 홀 3퍼트로 보기를 하고 4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호수에 빠뜨리는 등 고전했다. 전반 5타를 잃어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대회가 취소되면서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한 타 차 2위로 출발한 국가대표 출신의 김재희는 악천후 속에서 전반 3타를 줄여 14언더파 선두로 나섰다. 성유진과는 7타 차이가 났다. 2021년 데뷔 후 첫 우승이 보였다.
그러나 4라운드가 취소되면서 3라운드까지 기록으로 성유진이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했다. 성유진은 시즌 2승,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1억2600만원이다. 김재희는 이예원과 함께 11언더파 공동 2위, 홍정민, 임희정, 이승연이 10언더파 공동 4위다.
이예원은 상금왕과 대상을 확정했다.
선산=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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