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다, 소형준…"너무 던지고 싶네요, 저도" [PO5]

최원영 기자 2023. 11. 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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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잠깐의 웅크림일 뿐이다.

"재활하며 먹고, 자고 그렇게 지낸다." 5일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을 앞두고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KT 선발투수 소형준. 첫마디는 덤덤했다. 포스트시즌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서진 못하지만 홈구장에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

지난 5월 10일 정규시즌 NC전을 끝으로 시즌 아웃됐다.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가 파열됐다. 팔꿈치 인대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3경기 11이닝 평균자책점 11.45로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한 후 네 시즌 만에 시련과 마주했다.

KT는 배제성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우여곡절 끝에 팀 순위를 10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렸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NC 다이노스와 접전을 펼치는 중이다. 수원에서 열린 1, 2차전에선 KT가 패했다. 대신 창원에서 개최된 3, 4차전에서 승리하며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왔다.

소형준은 "1, 2차전엔 야구장에서 운동한 뒤 집으로 갔다. TV로 경기를 봤다"며 "나도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컸다. 야구장에서 느끼는 열기가 그리웠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정규시즌 때는 (갑자기 전력에서 이탈해) 선발투수 형들에게 미안했다. 지금은 나 없이도 다들 너무 잘해 미안하진 않은 것 같다.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크다"며 "휴식기가 길어 1, 2차전엔 고전했던 것 같다. 3, 4, 5차전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했다. 특히 1차전 등판 후 사흘간 짧은 휴식을 취한 뒤 4차전에 나선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소형준은 "정말 대단하다. 멋있더라"며 "쿠에바스가 1차전에는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했다. '네가 필요해'라는 말도 하더라. 4차전에 던지는 걸 보고 타이 브레이크(1위 결정전)가 생각났다"고 전했다.

쿠에바스는 2021년에도 10월 28일 정규시즌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투구 수 108개를 기록한 뒤 이틀 휴식 후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 브레이크에 선발 등판했다. 7이닝 무실점, 투구 수 99개로 1-0 승리 및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유신고 2년 후배인 구원투수 박영현에게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소형준은 "(박)영현이가 정말 많이 컸다. 더 이상 내가 멘털 등의 조언을 안 해줘도 될 듯하다"며 "스스로 경험을 통해 성장한 것 같다. 이제 내가 영현이에게 배워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재활 과정은 순조롭다. 섀도 피칭을 마쳤고 다음 주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소형준은 "한국에서 25m까지 던진 후 재활 캠프를 갈 것 같다. 이르면 내년 6월, 늦어도 7월 안에는 복귀하는 것이 목표다. 투구하며 팔을 계속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음을 더욱 굳게 먹었다. 소형준은 "초등학생 때 야구를 시작한 뒤 이렇게 쉬는 것은 처음이다. 다시 잘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으려 한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이 기간을 잘 활용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책도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차피 야구하면서 한 번은 수술할 것이라 예상했고, 그 시간이 빨리 찾아온 것이라 여기려 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앞으로 아프지 않고 야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라 생각한다. 더 멋진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다듬겠다"며 "더 좋은 공, 더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게끔 재활 잘하겠다. 마운드에서의 멘털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유의 유쾌함은 여전했다. 제춘모 KT 불펜코치가 "엔트리에 있지도 않으면서 왜 인터뷰하는 거야. 운동하다 말고 인터뷰한다고 도망갔어"라며 한마디 하자 소형준은 "운동 다 했잖아요 코치님~"이라며 넉살을 부렸다.

KT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등판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다음 주에 5m 던진다. 시구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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