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한국문화 궁금한 외국인에게 추천할만한 책
[이윤옥 기자]
"우리말글을 아끼고, 우리문화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활용하여 <날마다 쓰는 우리문화 편지>를 쓰기 시작하여 올해로 4800회(19년째)가 넘었다. 그러나 아직 목이 마르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에게 '한국문화' 이야기를 전해주고자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는다.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교과서 같은 한국문화를 벗어나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그러면서 재미난 한국문화를 다룬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를 통해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에서 한류를 꿈꾸는 이들이 '제대로 된 한국문화'를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 김영조, 도서출판 얼레빗 |
ⓒ 도서출판 얼레빗 |
공감한다. 사실 기자는 일본어 전공자이다 보니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들 가운데는 상당 수준의 한국어 실력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어'를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그다음에 찾는 것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다.
한결같이 그들은 이야기한다. '쉽고 재미나는 한국문화 책을 소개해 달라'고 말이다. 그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자 그동안 기자는 수없이 대학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발품을 팔면서 적절한 '한국문화' 책을 찾아보았으나 성에 차지 않았다.
책이 없다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마땅하다. 상당수의 책은 대학 교재 스타일로 너무 무겁고 딱딱한 이야기로 전개될 뿐 '읽고 싶은 책'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천년 역사를 지닌 한국인의 정서를 잘 드러내는 한국문화라는 것이 손에 잡힐 듯 '요약본'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하나같이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러던 참에 이번에 나온 김영조 작가의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는 기존의 한국문화 책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먼저 구성부터 알기 쉽게 짜여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한국인의 의식주를 포함한 역사와 문화를 담은 다양한 소재들로 돼 있어 지루하지 않다.
▲ 곡우 전날은 내외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그림 이무성 작가) |
ⓒ 이무성 |
▲ 조족등과 호자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14호 조족등 (경기도청 제공-왼쪽),부여 군수리에서 출토된 이동식 소변기 호자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
ⓒ 도서출판 얼레빗 |
▲ 모종철에 오면 모종비, 모내기철에 오면 목비, 여름에 오면 잠비 (그림 이무성 작가) |
ⓒ 이무성 |
이 책이 기존의 한국문화 관련 책과 다른 두 가지 특징을 든다면 첫째는 한국문화를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게 골고루 영양가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고려시대 서긍이 쓴 <고려도경>, 조선시대의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한 17세기 경북 안동의 장계향이 지은 <음식디미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헌과 자료들을 이해하기 쉽게 재해석하여 글 속에 녹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글마다 이해를 돕는 사진과 그림이 풍부하여 영상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 수준에 부응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이 지닌 강점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는 제목처럼 '한국인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이어 한국문화를 공부하고자 하는 전 세계 외국인들에게 요긴한 책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K-드라마와 K-팝 등 한국문화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나라 밖의 사정이지만 사실 나라 안에서도 '한국문화'에 대한 갈망은 끊임없이 요구돼 왔다. 김영조 작가는 20여 넘게 '알기 쉬운 한국문화' 글쓰기만을 고집하면서 한우물을 판 작가답게 그의 시선에 포착된 한국문화는 맛깔나는 글솜씨로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속에 녹아들어 있어 있다.
▲ 김영조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를 쓴 김영조 작가 |
ⓒ 도서출판 얼레빗 |
- 2004년부터 <우리문화편지>를 쓰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나?
"한국문화를 가까이 접하면서 한국문화가 뛰어난 것임에도 정작 제나라 사람들은 이에 관한 이해와 사랑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 까닭이 한국문화를 알려주는 사람들이 너무 어렵고 따분한 말을 써서 그렇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래서 나라도 한국문화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써서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곧 쉽고 재미난 한국문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쉽게 쓰면 좀 무시당할 수 있다는 걱정은 없었나?
"흔히들 쉽게 쓰면 무시당한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말글이란 소통이다.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면 제대로 된 소통이라 말할 수 없다. 사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도 한문에 정통한 언어학자였지만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성과의 소통을 원해 훈민정음이란 으뜸 글자를 만든 것 아니던가?
그래서 쉽게 써야 한다는 것은 절대 필요한 일이다. 설령 쉽게 써서 무시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다. 하지만, 꾸준히 써오는 동안 주변의 시선은 오히려 따뜻해짐을 느꼈다. 한국문화를 열심히 알려내려는 그 뜻을 인정받고 있으며 또 그 열매로 한국문화와 관련한 네 권의 책을 낼 수 있었다.
- 책 가운데 소개하고 싶은 대목이 있다면?
"제3장 입을거리 '20. 갓을 쓰지 않아도 선비정신만은 잊지 말아야' 가운데 '서양옷이 우리의 평상복이 되어버린 지금 갓을 쓰는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 엄격하고 올곧게 살아갔던 선비정신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독자들이 꼭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 갓과 호미 성인 남자가 나들이할 때 쓰던 갓(왼쪽),?▲ 아마존에서 16.89달러(약 1만 8,800원)에 팔고 있는 호미. ‘영주대장간, 코 리안 스타일 호미’라고 표기되어 있다 (아마존 누리집 갈무리) |
ⓒ 도서출판 얼레빗 |
- 소개하면서 좀 더 재미있으면서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 있다면?
▲ 수룡음 생소병주로 ‘수룡음’을 연주하는 모습 |
ⓒ 국립국악원 |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 한국문화야말로 세상 어디에 내놔도 당당한 것일진대 우리 스스로 한국문화를 홀대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한국문화만이 최고인 양 떠벌리는 것도 좋지 않다.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의 문화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그럴 때 한국문화도 더욱 사랑받고 세계로 발돋움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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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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