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신드롬이 이토록 폭발적일 줄은 몰랐어요”
“임윤찬 신드롬이 이렇게까지 폭발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난해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의 우승으로 한국에도 친숙해진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자크 마르퀴스 대표가 5일 호텔 소노캄 고양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임윤찬의 우승을 되돌아봤다. 지난 4일 개막해 11일까지 고양과 파주 일대에서 열리는 제1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 참석차 내한한 마르퀴스 대표는 “임윤찬을 발굴한 것은 우리에게 큰 행운이었다”면서 “임윤찬의 성장과 커리어를 위해 반 클라이번 재단이 신경을 써야 할 일도 그만큼 많아졌다”고 밝혔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58년 옛 소련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1962년마다 4년마다 클라이번 고향인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개최되며, 만 18~31세 신예 피아니스트를 대상으로 한다. 반 클라이번 재단은 콩쿠르를 비롯해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마르퀴스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내한이지만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그 인근에서 공연을 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음악으로 냉전 시대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와 여러모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당초 2021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돼 지난해 열린 덕분에 만 18세를 갓 넘긴 임윤찬이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7년 직전 대회에서 선우예권이 우승했던 만큼 심사위원들이 한국 피아니스트에게 연속으로 우승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마르퀴스 대표는 “우리 콩쿠르는 대회마다 심사위원단이 바뀌는 데다 토론 없이 각각의 평가 점수를 합산해 결과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공정하다”면서 “9명의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이뤄지는 심사위원단은 콩쿠르 참가자의 음악적 잠재력과 비전 등을 보고 독립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가 1550만 회에 달하고 있으며, 결선에선 연주한 또 다른 곡인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과 준결선에서 연주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각각 426만 회와 410만 회나 된다. 마르퀴스 대표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대회 내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임윤찬이 준결선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할 때부터 온라인 관객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재단은 콩쿠르의 전체 과정을 매번 다큐멘터리로 제작한다. 지난해 콩쿠르는 ‘크레센도’라는 타이틀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지난 8월 제천국제음악제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오는 12월 전국 영화관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라면서 “콩쿠르 당시 임윤찬의 연주는 물론 무대 뒤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마르퀴스 대표는 임윤찬 신드롬을 기뻐하면서도 주변에서 제대로 된 돌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세계 클래식계에서 어린 나이에 주목받았지만 잠시 인기를 누리다가 사라지는 케이스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라이징 스타인 임윤찬은 최근 모든 콘서트홀에서 초대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린 학생인 만큼 재능이 빨리 소진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우리 역시 그가 연습하고 발전할 시간을 가지도록 콘서트를 너무나 많이 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다행히 임윤찬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해 헌신하려는 자세가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 그의 스승인 손민수 교수와 함께 좀 더 레퍼토리를 넓히고 음악적 깊이를 축적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한편 마르퀴스 대표는 캐나다 퀘벡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예술행정가로 이름을 날렸다. 대학에서 피아노와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총감독과 몬트리올 콩쿠르 대표, 캐나다 청소년음악재단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는 “나는 재능이 없는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음악을 알고 사랑하기 때문에 음악 비즈니스에서 일하고 싶었다”면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같은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고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큰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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