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손님'이 머물다 간 자리 [D:쇼트시네마(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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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출장으로 집에 잘 없는 남편은 정원이 돈 한푼 받지 않고 문경을 돌보아주기로 했다는 말에 서로의 마음이 편할 수 있도록 받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정원은 남편의 말에 "가식이다"라고 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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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동상)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정원(허지나 분)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중학생 문경(김푸름 분)이 신경 쓰인다. 부모님의 외도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혼자 지내고 있다는 말에 선뜻 자신의 집에서 일정 기간 동안 돌보와 주기로 결심한다.
화창한 여름날 찾아온 여름 손님 문경, 문경은 정원의 딸 유진에게 하리보 젤리를 만남의 선물로 준다. "언제까지 있느냐"는 말에 문경은 하리보 젤리를 다 먹고 나면 갈 것이라고 대답해 준다.
출장으로 집에 잘 없는 남편은 정원이 돈 한푼 받지 않고 문경을 돌보아주기로 했다는 말에 서로의 마음이 편할 수 있도록 받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정원은 남편의 말에 "가식이다"라고 응수한다.
정원은 문경의 아침밥을 차려주고 학교 시간을 체크해 데려온다. 문경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는 듯이 아침밥을 순간 낯설어했지만 숟가락을 들기 시작했고, 하교 역시 혼자할 수 있지만 정원의 따뜻한 배려에 시간을 알려준다.
오후 5시, 하교 시간 학교 앞에 있던 정원은 문경이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웃는 걸 보고 내심 놀라고 말았다. 문경의 주변에는 화장을 한 친구들이 곁에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문경과 다른 모습을 목격한 탓에 찜찜함을 느낀다.
이후 딸 유진이 문경이 가르쳐줬다는 춤을 추면서 정원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다시는 유진에게 문경의 춤을 따라하지 말라며 경고하고, 문경을 향한 눈빛이 서서히 달라진다.
문경이 웃으며 달라와도 이전의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줄 수 가 없다. 자꾸만 마음이 불편해진 정원 앞에 문경은 집에 온지 3주가 된 아침, 엄마가 왔다며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한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식탁 위에는 아침 밥이 차려져 있지 않다. 정원은 문경이 이제 돌아가겠다는 말을 들을 후에야 아침밥을 다시 차려준다.
문경이 떠나고 녹음의 그림자가 짙에 깔린 거실에서 정원은 교회 권사의 전화를 받는다. 바람났던 문경의 엄마가 일주일 전에 돌아왔다고. 어제 돌아왔다는 문경의 말을 거짓말이었다. 정원은 문경의 거짓말을 두고 생각에 잠긴다. 유진이 다 먹으면 떠나겠다던 문경이 준 하리보 젤리는 아직 남아있었고, 하경이 하교 알림이 울린 5시였다.
'여름 손님'은 문경을 선뜻 보살피겠다고 친절을 베푼 정원의 마음이 조금씩 틈이 생기는 과정을 담았다. 정원의 여유로운 친절에 마음을 내준 문경은 집에서 느껴보지 못한 관심 때문이었을까. 엄마가 돌아와도 돌아가지 않고 이 집에 머물렀다.
영화는 쉽게 내어준 여유로운 친절이, 얼마나 쉽게 조각나는지, 보여지는 것으로 타인을 쉽게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갇히게 되는지를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로 보여준다. 소통은 하지 않은 채 짐작만으로 어긋나버린 정원과 문경의 관계가 '여름 손님'이 떠난 자리에 남았다. 김수현 감독 연출. 러닝타임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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