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이겨내고 JTBC 마라톤 우승…'악바리'라 불리는 그녀
갑상선암 수술을 이겨낸 임예진(28·충주시청)이 JTBC 마라톤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임예진은 5일 서울 상암~잠실 코스(42.195㎞)에서 열린 2023 JTBC 서울 마라톤에서 2시간34분46초의 기록으로 우승해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2위는 2시간41분47의 김은미(여수시청), 3위는 2시간51분01초의 김태린(합천군청)이 차지했다.
임예진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경기장을 찾은 부모와 함께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임예진은 "처음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시원했는데, 32㎞ 지점을 지날 때부턴 빗줄기가 굵어 춥고, 몸이 좀 굳었다. 그래도 목표로 했던 우승을 차지해 만족한다"고 했다.
임예진은 경기 초반부터 선두로 달렸다. 5㎞ 지점을 18분9초만에 통과하는 등 꾸준히 18분대 페이스로 5㎞ 구간을 달렸다. 그러나 30㎞ 구간 이후 스피드가 떨어졌고, 결국 개인 최고 기록(2시간31분52)에는 미치지 못했다. 임예진은 "내심 2시간 33분 정도는 기대했는데, 운동량이 부족해서인지 마지막에 힘이 부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은 의미가 있었다. 불과 3주 전 전국체전에 출전했음에도 빠르게 회복해 이번 대회를 치렀다. 임예진은 "사실 다리가 좋지 않았다. 1주 전엔 진통주사도 맞았다. 전날인 어제도 검진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임예진은 마라톤 선수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2021년 12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치료율이 높고, 덜 치명적인 암이지만 훈련과 체력이 중요한 운동선수에겐 작지 않은 핸디캡이다.
임예진은 "운동을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오기가 생각났다. 지난해 2월 수술을 받고 회복하면서 20분대 기록과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1년 정도 회복기를 가지라고 했는데, 한 3주 만에 조깅부터 천천히 하기 시작했다. 경기는 두 달 만에 나섰다"고 했다.
치료제를 먹느라 호르몬 변화도 자주 오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겪었다. 예전처럼 훈련하기 어려워 1년간은 슬럼프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31분52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JTBC 서울 마라톤에서 마침내 우승까지 차지했다. 황진욱 충주시청 코치는 "코칭스태프가 말려도 달리는 악바리"라고 귀띔했다.
임예진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 티켓이 목표다. 올림픽 기준 기록은 2시간26분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랭킹포인트를 획득하면 나라당 최대 2장까지 주어지는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임예진은 "내년 봄에는 2시간 20분대에 진입하고 싶다. 랭킹포인트에선 내 앞에 4명이 있는데, 꼭 따내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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