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선인가, 쇠창살 中철선…어둠 내린 서해 '전쟁같은 추격' [영상]

심석용 2023. 11. 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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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오후 7시40분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북서방 22km 해상.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경비활동을 하던 해경 경비함정의 레이더에 중국어선 50여척이 포착됐다.

중부해경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은 해군 함정과 함께 나포 작전에 돌입했다. 특수진압대원을 태운 해경 함정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단속을 시작하자 중국 어선들을 NLL 북측 수역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NLL 북측 수역으로 넘어가면 나포가 어렵다는 걸 노린 것이다. 중국어로 정선 명령 방송에도 어선들은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도주를 이어갔다.

속도가 더 빠른 해경 고속단정의 속도에 북측 수역에 도달하지 못한 중국어선 2척이 따라잡혔다. 그러나 등선(登船)은 쉽지 않았다. 150t급 철선인 중국어선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배 양쪽엔 쇠창살을 갖춘 상태였다. 해경의 고속단정과 소형보트가 접안(接岸)하지 못하게 중무장한 것이다. 너울성 파도도 등선을 방해하고 있었다. 공방전은 해경이 중국어선의 모서리 부분으로 접근해 선수를 때린 뒤 재빨리 대원들이 등선하는 방식을 동원하면서 1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중국어선엔 까나리 등 잡어가 가득했다고 한다.

지난달 23일 서특단은 해경이 배에 쉽게 올라타지 못하도록 배 양쪽에 쇠창살을 달고 지그재그로 도주하던 불법 중국어선 2척을 나포했다. 같은 달 10일에도 해경 단속을 피해 조타실 철문을 걸어 닫고 달아나던 중국 어선 2척이 붙잡혔다. 당시 해경은 절단기로 조타실 문을 강제로 열어 선원들을 검거했다.서해5도 특별경비단이 꽃게철인 지난 9~10월 서해 NLL 해역에서 나포한 불법 중국어선은 8척이며, 퇴거한 척수도 379척에 달한다. 사진 서특단


해경은 중국어선 2척을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나포해 인천해경서 전용부로 인양했다. 중국어선 선원들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당시 작전에 참여한 해경 특수진압대 소속 이태규(44) 경위는 “예전엔 불법조업 외국어선들이 격렬하게 저항하거나 등선 방해물을 설치했는데 점점 조타실 및 기관실 출입문을 밀폐하는 방식으로 달라졌다”면서도 “이번 적발 건에선 쇠창살 동원 방식이 재등장했다. 중국어선들의 대비책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부해경청에 따르면 최근 서해 NLL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월엔 하루 평균 50척이었던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지난 9월 124척으로 증가했다. 지난달엔 179척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10월(109척) 에 비해 72.4% 늘어난 수치다. 해경은 중국정부가 출어 제한 조치를 푼 데다가 서해 꽃게 어획량이 늘면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서해 연안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면서 지난 8~10월 서해 꽃게 어획량은 66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경은 급증한 불법 중국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서남해 해역에 단속 전담 기동전단을 운영하고 서해 NLL 해상에 배치한 500t급 중형 경비함정도 늘리겠단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조업 금지 해역을 침범하는 불법 외국어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진화된 개척 장비들을 도입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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