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혈투 끝에 최민용 제치고 JTBC 마라톤 2연패한 김건오
지난해 우승자 김건오(22·한국전력)가 JTBC 서울 마라톤 2연패를 달성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최민용(29·강원도청)을 제쳤다.
김건오는 5일 서울 상암을 출발해 잠실까지 이어지는 코스에서 열린 2023 JTBC 서울 마라톤에서 2시간21분19초의 기록으로 국내 남자부 1위에 올랐다. 해외 선수까지 포함한 전체 순위는 8위. 지난해에도 우승을 차지했던 김건오는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김건오는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로 나섰다. 20㎞ 지점을 1시간4분28초에 통과했다. 하지만 2018년 우승자인 최민용이 김건오를 추격했다. 20~30m 거리를 두고 김건오의 뒤에서 달렸다. 25㎞ 지점은 나란히 1시간21분12초에 통과했다. 두 선수 모두 중후반부엔 스피드가 떨어졌고, 기록보다는 순위에 초점을 맞춘 레이스를 펼쳤다.
최민용은 결국 김건오를 추월했다. 김건오는 5㎞당 17분 페이스로 떨어졌고, 최민용은 16분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건오가 다시 최민용을 따라붙었다. 결국 37.5㎞에서는 나란히 달렸고, 역전까지 성공했다. 결국 마지막에 좀 더 힘을 낸 김건오가 최민용을 5초 차로 제치고 결승선에 먼저 도착했다.
김건오는 "힘든 레이스였다. 2연패를 기록했지만 기록이 아쉽다"고 했다. 이어 "2시간 13분대 기록을 노렸는데, 페이스메이커가 약속했던 시간(2시간 13분대)보다 빠른 페이스로 달려서 무리하지 않았다. 혼자 달리는 레이스는 처음이라 부담스러웠지만 우승을 차지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중반 이후 2위로 밀려난 상황에 대해선 "복통을 느껴 페이스를 낮췄다. 30㎞ 구간 이후엔 물도 마시지 않았고, 상태가 좋아졌다. 무리해서 선두로 나서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건오는 이번 대회 준비기간이 짧았다. 9월부터 두 달 정도 밖에 준비하지 못했다. 폐 쪽에 문제가 생겨 훈련을 잠깐 중단했다가 복귀했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은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걱정스러웠는데, 워낙 성실한 친구라 잘 해냈다"고 말했다. 김건오는 "준비기간이 짧았지만, 내 할 것만 하면 빨리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믿었다"고 했다.
이날 경기 전에는 비가 내렸다. 출발할 땐 비가 오지 않았지만, 레이스 도중엔 빗방울이 꽤 굵어졌다. 하지만 김건오는 걱정하지 않았다. 유독 비가 온 날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김건오는 "고등학교 때도 비가 온 날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도 비가 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재룡 감독은 "최근 모기업(한국전력) 상황이 좋지 않은데 건오가 투지있게 달려줬다"고 칭찬했다.
세계 마라톤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공식대회는 아니지만 2019년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9)가 1시간59분40초만에 42.195㎞를 달렸다. 지난달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선 켈빈 킵툼(24)이 2시간35초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 마라톤은 뒤로 달리고 있다. 마라톤을 즐기는 생활체육 인구는 증가하지만, 엘리트 선수들의 기록은 떨어지고 있다. 2000년 이봉주가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을 아직 깨지 못하고 있다. 이제 3번 완주했을 뿐이지만, 김건오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건오는 "동계훈련을 열심히 해 내년 봄에는 2시간10분대로 진입해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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