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000명이 함께 달렸다… 데르셰, 2023 JTBC 서울 마라톤 우승
3만5000명이 함께 가을 비를 맞으며 달렸다. 엘리트 부문에선 바르유 이후니 데르셰(25·에티오피아)가 JTBC 서울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2023 JTBC 서울 마라톤이 6일 서울 상암을 출발해 잠실까지 이어지는 풀코스(42.195㎞)와 여의도까지 달리는 10㎞ 코스에서 열렸다. 레이스 도중 비가 내렸지만, 3만5000여명의 참가자는 서울 도심을 힘차게 달렸다.
엘리트 부문에서는 데르셰가 2시간7분1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준우승자 마이크 키프텀 보이트(31·케냐)가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8초 차로 제쳤다. 에드윈 키마루 코스게이(34·케냐)가 2시간7분31초로 3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준우승만 네 번 차지했던 데르셰는 마라톤 입문 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보며 상금 5만 달러(약 6600만원)를 받았다. 2019년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2시간7분22초)도 갈아치웠다.
대회 당일 기온은 섭씨 15도로 포근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습도가 높았다. 하지만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10㎞ 구간까지 10명의 선수가 선두 그룹을 형성해 달렸고, 20㎞를 1시간대에 통과해 2시간 5분대 기록도 가능해보였다.
그러나 레이스 중반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점차 빗방울이 굵어졌다.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우승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히참 라쿠아히(34·모로코)는 기권했다.
25㎞ 지점 통과 이후엔 보이트가 앞선 가운데 피케 베케레 테페라(37·에티오피아), 데르셰, 코스게이(34·케냐), 그리고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압델라 타그라펫(38·모로코)까지 다섯 명이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레이스 후반 우승 경쟁은 데르셰와 보이트 2파전으로 좁혀졌다. 두 선수는 3위 그룹을 30~50m 떨어뜨린채 나란히 달렸다. 하지만 37.5㎞ 지점 이후 보이트의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팔동작의 리듬이 불규칙해졌다. 반면 데르셰는 묵묵히 보이트의 뒤쪽에서 달렸다. 결국 데르셰는 41km 지점부터 스퍼트해 격차를 벌려 우승을 차지했다.
JTBC 서울 마라톤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대회다. 장애인 마라톤은 앞바퀴 하나, 뒷바퀴 두 개가 달린 경주용 휠체어 바퀴를 손으로 밀어 달린다. 프라왓 와로람(태국)이 하프 코스를 가장 먼저 골인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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