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60% 포화…국제 멸종위기종 보호시설 가보니

세종=이동우 2023. 11. 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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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유기보다 밀수가 많습니다. 밀수를 통해 많게는 100마리씩 들어와 밀수와 유기 비율은 9 대 1 정도 됩니다. 유기 동물은 한 마리씩 들어오지만 밀수는 50마리 이상 들어오기도 합니다."

충남 서천에 위치한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 2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국제멸종위기보호종(CITES)보호시설을 공개했다.

2021년 개소한 CITES는 이미 약 60%의 공간이 멸종위기 동물로 찼다.

CITES 보호시설에는 53종의 동물 441마리가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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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유기보다 밀수가 많습니다. 밀수를 통해 많게는 100마리씩 들어와 밀수와 유기 비율은 9 대 1 정도 됩니다. 유기 동물은 한 마리씩 들어오지만 밀수는 50마리 이상 들어오기도 합니다."

충남 서천에 위치한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 2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국제멸종위기보호종(CITES)보호시설을 공개했다. CITES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보호부터 조사·연구개발을 통한 복원까지 생태환경 개선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서는 현재 멸종위기 1~2급 생물 등 총 268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사막여우, 흰손긴팔원숭이, 인도별육지거북 등이 CITES가 보호하고 있는 대표적인 희귀 동물이다. 사막여우는 2014년 세관에서 적발돼 이곳 국립생태원으로 왔다.

아프리카살쾡이로 불리는 서벌(국제 멸종위기 2급). (환경부 기자단 제공)

국제 보호종이 CITES까지 오게 되는 경로는 밀수가 대다수다.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밀수하다가 세관에 적발돼 이곳으로 넘어온 것이다. 2021년 개소한 CITES는 이미 약 60%의 공간이 멸종위기 동물로 찼다. CITES 보호시설에는 53종의 동물 441마리가 도입됐다. 파충류가 399마리로 90.5%로 가장 많았고, 조류(26마리)와 양서류(10마리), 포유류(6마리) 등 다양하다. 이 추세면 불과 2~3년 내 포화할 수 있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은 "밀수돼 적발된 동물은 원산국으로 돌려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쉽지 않다"며 "타국에서 질병 등에 오염됐을 경우 원산국에서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산국으로 돌려보내더라도 다시 밀거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실장은 "비단구렁이가 태국에서부터 밀납입돼 적발됐는데 원산지는 브라질이었고, 이를 다시 브라질로 돌려보낸다고 해도 밀거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생동물을 밀수해 와 가정에서 키우다 더는 부담스러워 유기한 동물도 이곳으로 온다. 지난 7월 경북 영주에서 포획된 사바나왕도마뱀도이 대표적이다. 도마뱀이 계속 자라 현재 길이가 1m에 육박한다. 사육자가 점차 크기가 커지면서 도마뱀을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수의사)은 2일 국제멸종위기종(CITES) 보호시설에서 멸종위기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ITES에서 보호하는 동물들은 질병 우려를 위해 꼼꼼하게 관리된다. 김 실장은 "CITES 시설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검역 질병은 통과 했지만 다른 개체에 영향을 주는 질병들이 검출됐을 경우 치료적 접근을 계속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예를 들어 대사성 질병 같은게 나오고, 감염성 질병도 나오는데 국내 최초로 나온 것들도 있어서 계속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생태원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위해 방한한 아나 마리아 에르난데스 살가르 생물다양성 과학기구(IPBES) 전 의장은 "이런 밀거래로 인해서 이런 종들이 취약하게 되고 다른 곳으로 서식지를 옮기는 강제 이동이 이루어져 취약성은 더 커지기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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