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비하인드] "아무 연락 없었다" 페디 PO 5차전 선발 불발과 그 배경

배중현 2023. 11.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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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 등판 이후 몸 상태 무거워
캐치볼 과정에서 팔 잘 풀리지 않아
선수와 트레이너 등 논의 끝에 결정
에이전트 관여설에 대해선 선 그어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N C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3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NC선발 페디가 2회까지 무안타로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아무 연락 없었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 선발 등판이 무산된 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항간에는 선수 대리인(에이전트)이 영향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페디의 대리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임선남 NC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에이전트 쪽에서) 연락한 거 전혀 없다. 페디와 관련해선 아무 콘택트(접촉)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PO 1·2차전이서 승리한 NC는 3·4차전을 내줬다. PO 5차전 결과에 따라 '리버스 스윕'의 제물이 될 수 있다. 구단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중요한 경기인데 NC는 에이스 페디가 아닌 신민혁을 선발 예고했다. 페디는 지난달 30일 PO 1차전, 신민혁은 이튿날 열린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상황. 휴식일을 고려하면 페디가 나올 차례였다. 힌트가 없었던 건 아니다. 강인권 NC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페디의 컨디션이 100%로 회복되지 않았다. 조금 고민하고 있다. 신민혁도 나쁘지 않다"며 "컨디션을 체크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3일 PO 4차전이 끝난 뒤 내부 논의를 거쳐 신민혁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3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페디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페디의 정규시즌 성적은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이다. 18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209개를 잡아내 역대 다섯 번째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 달성했다. PO 1차전에선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2탈삼진 1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다. 1989년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 2020년 크리스 플렉센(당시 두산 베어스)이 세운 PO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관건은 몸 상태였다. 페디의 정규시즌 투구 수는 KBO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2904개. 미국에서 뛴 지난해(메이저리그 127이닝·마이너리그 4이닝) 대비 50이닝 가까이 더 던져 피로가 가중됐다. 시즌을 치를수록 팔이 잘 풀리지 않았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선 타구에 팔을 맞아 공백을 갖기도 했다. 몸 상태를 추슬러 PO 1차전에 나섰지만 이후 몸이 무거웠다. 캐치볼에서도 팔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의 5차전 선발 등판이 불발된 가장 큰 이유다. 임선남 단장은 "불펜 피칭을 보고 트레이너와 함께 판단했다"며 "선수가 직접 '던지지 못하겠다'고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7년 재활 치료 과정에서 여러 뒷이야기를 남긴 제프 맨쉽. IS 포토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2017년 제프 맨쉽(당시 NC)의 재활 치료 과정을 두고 구단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었다. 에이전트가 재활 치료에 관여해 복귀 시점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른 복귀를 바란 김경문 당시 NC 감독이 공개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선남 단장은 "선수의 계약 기간인 만큼 에이전트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없다. (페디 관련) 얘기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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