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유흥업소 여실장에 속았다, 마약인 줄 몰라”

인천경찰청 2차 소환 조사서 진술
투약 사실상 인정, 고의성은 부인

배우 이선균씨가 지난 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로 재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이선균(48)씨가 경찰 2차 소환 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에게 속아 성분을 모른 상태로 마약을 투약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조사받으면서 “A씨에게 속았다.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 마약인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지만 고의성을 부인한 셈이다.

이씨는 3시간 동안 조사받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여러 가지 질문에 성의 있게, 사실대로 다 말씀드렸다”면서도 진술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달 20일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지속적인 공갈·협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3억5000만원을 갈취당했다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다른 사건 관련자 B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이씨를 포함해 모두 10명을 수사·내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이씨를 처음 소환해 조사하면서 압수한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마약과 관련한 의미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씨는 최근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등을 채취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실시한 뒤 이씨에게 3차 출석을 요구할 계획이다.

A씨는 서울 강남에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회원제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마약 투약을 포함한 전과 6범으로, 이씨 사건을 계기로 구속되기 전에도 간이 시약 검사에서 다량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A씨는 “나도 B씨로부터 SNS를 통해 협박을 당했다. B씨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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