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유망주의 롤모델 될 수 없는 선수"…'최소 메시'의 현실적인 조언

권동환 기자 2023. 11.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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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최소 메시'라 불렸던 보얀 크르키치가 어린 선수들에게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롤 모델로 삼지 말 것을 조언했다.

보얀은 지난 3일(한국시간) 글로벌 매체 '트리뷰나'와의 인터뷰에서 "메시는 호셀루(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1990년생 스페인 공격수 보얀은 한때 메시를 뛰어 넘을 거라고 평가됐던 유망주였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유소년 시스템 '라 마시아' 출신인 보얀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통산 900골을 기록하며 연령별 팀 득점 기록들을 경신했다. 팬들로부터 그가 메시 이상으로 성장할 거라고 예상해 '최소 메시'라는 별명을 붙였다.

유소년 리그를 폭격한 보얀은 1군 승격한 첫 시즌인 2007/08시즌 때 12골을 터트리면서 팬들 기대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메시의 최연소 구단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했고, 라리가 데뷔 시즌에 10골을 넣으면서 스페인 레전드 라울 곤잘레스(9골)가 갖고 있던 라리가 최연소 신인 최다골 기록도 깼다.
 

그러나 보얀의 활약상은 이게 끝이었다. 너무 큰 기대를 받아 중압감에 시달리던 보얀은 이후 좋은 경기력을 꾸준하게 유지하지 못하면서 이후 AS로마, AC밀란, 아약스 등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다가 2014년 당시 프리미어리그에 있던 스토크 시티로 이적했다.

이후 마인츠,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몬트리올 임팩트에서 현역 커리어를 이어나간 보얀은 지난 2021년 여름 J리그 비셀 고배와 18개월 계약을 체결했다. 비셀 소속으로 보얀은 23경기에 나와 1골을 기록하며 결국 지난해 12월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고, 지난 3월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33세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다.

은퇴 후 친정팀 바르셀로나에서 유망주 스카우트이자 임대생 축구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인 보얀은 최근 메시가 통산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이후 그를 롤 모델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메시는 지난달 31일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얻으며 8번째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미 발롱도르 최다 수상자였던 메시는 트로피를 또 하나 추가하면서 명실상부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등극했다.


이때 보얀은 메시가 너무 위대하기에 롤 모델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파엘 나달은 모두 평범한 사례가 아니기에 젊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없다"라며 "그들은 대단하지만 성공은 이런 게 아니다. 그들에게 성공이란 항상 일어나는 일이며, 성공은 많은 상황에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무릎 부상 3번이나 당했음에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세르히오 카날레스가 성공한 운동선수"라며 "33세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셀루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성공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페인 미드필더 카날레스(몬테레이)는 보얀과 비슷하게 한때 레알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지만 이후 십자인대 부상만 3차례 겪으면서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레알 베티스에서 부활에 성공해 스페인 축구대표팀에 발탁됐고, 지난 2020년 11월 네덜란드전에서 A매치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호셀루도 과거 레알 유소년 출신이었지만 1군 전력으로 낙점받지 못해 이후 여러 팀을 떠돌아 다녔다. 지난 시즌 에스파뇰에서 17골 4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호셀루는 새 시즌을 앞두고 레알로 임대 이적하면서 1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호셀루는 입단식에서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까지 흘렸다.

즉, 보얀은 메시가 인격 등에 문제가 있어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수가 아니라 어린 후배들이 목표로 삼기엔 너무 위대한 선수라는 점을 지적했다. 매체도 "보얀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다. 메시 같은 선수는 한 세대에 한 번 나오는데, 그를 한 젊은 선수의 기준으로 삼는 건 너무 과하다"라고 동의했다.

그렇기에 보얀이 카날레스와 호셀루와 같이 커리어 도중 역경을 맞이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늦게나마 꿈을 이룬 선수들이 어린 후배들의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사진=A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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