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커지면 특목고 경쟁 심해진다"…교육계 '김포 편입' 분석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 등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교육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교육과 입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서울이 커질 경우 특목고 등의 입시 경쟁이나 학군별 쏠림 현상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일 “이번 발표가 서울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벌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김포시가 서울에 편입될 경우, 상대적으로 대도시의 동질성을 갖고 있는 서울의 학교 구성이 중기적으론 일종의 ‘도농복합형 교육도시’로 전환될 텐데, 그 변화에 따른 영향과 결과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목고 입학 경쟁 심해진다”
반면 서울 지역 광역단위 자사고는 세화고, 휘문고, 배재고, 현대고, 이화여고 등 16곳이다. 외고는 대원외고, 한영외고 등 6곳이다. 김포 중학생 입장에서는 특목·자사고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쉽게 말해 김포외고 갈 학생들이 서울 강서구의 명덕외고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이 신규 유입되며 서울 특목·자사고의 경쟁률은 다소 상승할 수 있다. 교육 통계에 따르면 올해 김포시 초중고 학생 수는 6만3971명으로, 서울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인 송파구(6만512명)보다 많다. 서울 자치구 1곳당 평균 학생 수는 3만1395명인데, 김포가 들어오면 자치구 두 개가 늘어나는 셈이다.
입시업계는 특히 과학고 입학 경쟁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4학년도 서울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의 경쟁률은 각각 4.66대 1, 4.03대 1로 전국 평균 3.49대 1보다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두 과학고를 합쳐 300명 정도를 뽑는데, 지원자가 조금만 늘어도 경쟁률이 확 높아진다”고 말했다.
자사고 입시도 마찬가지다. 이미 서울 유명 자사고들은 일반고에 비해 과밀 학급 비율이 높아 더는 정원을 늘리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정원은 2010년에 지정된 후 조정이 안돼 지금은 일반고와 정원 차이가 크다. 정원을 줄이면 줄였지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지원자가 늘어난다면 경쟁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군 재편 따라 일반고 진학도 영향
김포의 경우 인근 강서·양천 등의 학군으로 지원이 몰릴 수 있다. 임성호 대표는 “지금도 서울 경기 인접 지역에는 경기도 학생들이 많이 넘어오고 있다. 김포와 같은 학군으로 묶일 경우 기존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입에도 변화…“농어촌 혜택 사라져”
서울 편입 시 김포 일부 지역 학생은 대입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도농복합지역인 김포의 통진읍, 고촌읍 등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은 대입에서 ‘농어촌특별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데, 서울로 바뀔 경우 농어촌전형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김포가 서울에 들어오면 김포시 산하 읍·면은 동으로 전환되고 현행법상 농어촌전형은 읍·면 지역에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울로 편입되는 순간 농어촌전형 지원 자격이 없어질 것이다. 오히려 김포 학생 입장에선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김포뿐 아니라 다른 시에서도 서울로 편입해달라는 요구가 커질 텐데, 고교 배치부터 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장기간 논의해야 할 국가적 어젠다”라고 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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