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의 저격, 지친 다리, 진짜 '원백' 부담… 김민재, 3중고에 시달리며 도르트문트 완벽 봉쇄

김정용 기자 2023. 11. 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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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의 비판을 이겨내고 무실점 수비의 중심에 섰다. 본인의 피로, 동료 센터백의 전멸이라는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5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4-0으로 승리했다.


리그에 셋 남았던 무패팀의 맞대결이었다. 승리한 바이에른은 8승 2무가 되며 무패를 유지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첫 패배를 당하며 6승 3무 1패가 됐다. 순위는 바이에른 2위, 도르트문트 4위로 그대로다.


김민재는 1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부분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3~4일 간격 일정이었다. 근육 부상 우려를 달고 있는 김민재가 휴식을 취해 마땅한 일정이지만, 바이에른의 센터백 선수층이 얇은데다 동료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었다.


도르트문트와 치른 '데어 클라시커'에 김민재의 파트너가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최근 합을 맞췄던 더리흐트가 앞선 주중 경기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100%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우파메카노가 복귀를 앞당겨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지친 김민재와 복귀를 서두른 우파메카노의 조합은 도르트문트 상대로 탄탄했다. 김민재는 전반 14분 도니 말런의 슛을 문전에서 막아냈다. 그밖에 마리우스 볼프, 율리안 브란트 등이 문전으로 파고들려 할 때 마지막 수비를 성공시키며 끊어내는 활약을 했다.


김민재는 여느 경기처럼 영리한 플레이를 성공시킬 때도 지쳤다는 걸 감추지 못했다. 예를 들어 전반 15분 도르트문트의 전진패스를 김민재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나가게 지켰다. 기존 경기 같으면 김민재의 탄탄한 몸싸움과 낮은 무게중심으로 잘 버텨냈겠지만, 이날은 볼프가 뒤에서 밀자 넘어지면서 간신히 의도한 플레이를 해냈다.


김민재의 매치업 상대인 스트라이커는 니클리스 퓔크루크였다. 퓔크루크는 독일 대표 주전 공격수다. 이번 시즌 초까지 베르더브레멘 소속으로 뛰다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팀을 옮겨가며 김민재와 전반기에만 두 번 맞대결하는 꼴이 됐다. 김민재는 앞선 대결에서 브레멘 소속이었던 퓔크루크와 치열한 대결을 벌이면서 결국 무득점으로 묶은 바 있었다.


이번엔 더 좋은 동료들의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퓔크루크는 오히려 꽁꽁 묶였다. 도르트문트는 다각도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퓔크루크를 살리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결국 퓔크루크는 슛을 하나도 날리지 못한 채 후반 34분 교체 아웃됐다.


김민재는 후반 15분 풀타임이 또 확정되는 동시에 시련에 빠졌다. 애초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우파메카노가 빠지고, 유망주 미드필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투입됐다. 동시에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김민재의 파트너 수비수로 내려갔다. 수비수 경험이 거의 없는 고레츠카를 리드하며 버텨야 하는 김민재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전문 센터백이 진짜로 김민재만 남았다.


더 부담이 커진 김민재는 후반 막판 들어 다리가 불편한 기색을 보였지만 결국 쓰러지지 않고 경기를 잘 마쳤다.


바이에른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복귀하면서 원래 스타일인 집요한 후방 빌드업을 되찾았다. 이날은 중원 조합 역시 주전이 아니라서 패스를 전방으로 전개하는 빌드업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며 점유율을 확보하고 역습 기회를 노려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핵심은 노이어와 김민재가 주고받는 패스였다.


김민재는 이날 두 팀 통틀어 두 번째로 공을 오래 쥐고 있는 선수였다. 상대 도르트문트에도 빌드업 역량으로 정평이 난 센터백이 둘이나 있었는데, 그 중 마츠 훔멜스(개인 점유율 7.9%)는 김민재(7.4%)보다 소유시간이 길었고 니코 슐로터베크(7.2%)는 더 짧았다.


김민재는 정확한 패스 69회를 성공시켜 훔멜스에 이은 경기 2위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92%였다. 공중볼 경합 승률 100%로 2회 승리, 공 탈취 4회 시도 중 3회 성공, 걷어내기 5회(경기 최다), 가로채기 1회를 기록했다.


앞서 DFB포칼(독일 FA컵)에서 3부 팀 자르브뤼켄 상대로 패배하며 탈락했을 때, 투헬 감독은 선수들을 감싸지 않고 문제 상황을 조목조목 들어 지적했다. 그 중에는 실점 상황에서 김민재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감독의 저격성 인터뷰 바로 다음 경기에서 김민재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주눅들거나 혼란스러워하는 건 김민재의 캐릭터가 아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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