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물가…4~5% 금리, 새로운 균형 [2024 대예측]
범용 제품 저물고 혁신 산업으로 재편
‘물가가 과연 잡힐까?’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가계에는 가장 중대한 질문이 아닐까? 2022년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쉽게 풀리지 않을 세계 경제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직후 물가 상승 속도가 가팔라졌다. 지난해 7월 한국 물가 상승률은 6.3%로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까지 2.3%로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8월 3.4%, 9월 3.7%로 다시 반등했다.
물가가 안 잡힌 채 ‘Sticky inflation(끈적끈적하게 잡히지 않는 고물가 기조)’이 나타날 근거는 상당하다.
첫째, 사우디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OPEC+는 원유 감산 조치를 장기화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둘째,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농산물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킬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이다. 셋째, 미국 내 대규모 파업 시위는 임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해 글로벌 물가 안정 시점을 지연시켜놓고 있다. 넷째, 대내적으로도 전기, 가스,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이를 반영한 서비스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물가 상승률 개념상 올해 물가를 전년 동월의 물가와 비교해 등락률을 계산하기 때문에, 2023년 하반기부터는 기저 효과가 빠지게 된다. 즉, 2022년 상반기 동안 고조됐던 물가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2023년 상반기까지만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그 이후는 인플레이션 파이팅의 여정이 훨씬 어려울 수 있다.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였고, 올해도 3.5% 수준 고물가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2024년에도 2.4% 수준 물가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2023년 8월 전망 기준). 그러나 이마저도 안도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2022년 2월 한국은행은 2022년과 202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3.1%, 2%로 전망했고,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을 일시적인 일이라 오판했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 즉, 한국은행 전망대로라고 해도 2024년까지 고물가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사실 그 전망치를 또다시 상향 조정해야 할 만한 근거 있는 변수들이 어마어마하다.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방향을 최우선 자리에 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물가-고금리가 경제에 부담을 줘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할 우려가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제가 꼬꾸라지고 있고, 한국과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가진 독일은 역성장할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단기간 내 물가를 잡기 위한 방향으로 정책 목표가 집중돼야 한다.
특히 끈적끈적한 물가 흐름에 고충을 겪는 민생을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에 대한 세심한 정부의 대응책이 요구된다. 같은 물가 상승에도 엥겔지수가 높은 저소득층에 그 충격은 더 가혹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어, 소비할 여력이 줄어들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마저 힘들다. 저소득층을 위한 안전판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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