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평화의 메시지”…‘DMZ 오픈 국제음악제’ 4일 개막
평화의 메시지를 아름다운 방법으로 전하는 음악 축제가 막을 올렸다.
4일 오후 경기도 DMZ 준접경지역인 경기 고양시 마두동 고양아람누리에서 ‘제1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개막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함께 주최했고, 4일 개막공연 ‘치유하는 빛’을 시작으로 11일 폐막공연 ‘그리고 내일’까지 7차례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DMZ 오픈 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은 임미정 교수는 “많은 분이 음악에 공감하는 것, 무대 위와 음악 안에서 평화와 영혼을 담는 것이 핵심”이라며 “‘DMZ 오픈 페스티벌’ 중 가장 멋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음악처럼 아름다운 방법으로 평화의 의미를 사회에 적극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DMZ의 어두운 역사를 넘어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8일간 열리는 음악회는 ‘치유하는 빛’ ‘대지의 노래’ ‘냉전을 넘어’ 등 평화를 상징하는 각 주제로 꾸며진다. 제네바 국제콩쿠르,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 호로비츠 콩쿠르, 윤이상 국제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젊은 음악가들이 연주에 참여했다. 지난 4월 호로비츠 콩쿠르에서 우승한 로만 페데리코를 비롯해, 대부분 우승 후 첫 내한 연주다.
임미정 교수가 이번 음악제를 기획하는 데는 최근 세계 음악계에서 벌어진 몇 가지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는 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여파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를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이 지난해 4월 퇴출시킨 사건이다. 또 지난 4월엔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되던 호로비츠 콩쿠르가 전쟁 여파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날 ‘DMZ 오픈 국제음악제’ 개막식에서 임미정 교수는 “어떻게 하면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며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를 퇴출한 행동에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에 속한 국제 콩쿠르의 젊은 거장들을 초대해 연주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개막 축사에서 플로리안 리임 국제음악콩쿨 세계연맹 사무총장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2년 전과 같지 않다. 우리는 다양한 갈등과 전쟁,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라며 “음악이 도구가 되기보다, 음악을 통해 계속 영감을 주고 도전하게 해야 한다. 이는 우리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DMZ 오픈 국제음악제’ 개막행사로 심포지움 ‘냉전을 넘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의미와 중요성’이 열린 것 역시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58년 옛 소련에서 열린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리는 의미로 시작된 콩쿠르이기 때문이다. 당시 반 클라이번의 우승은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는 10일 공연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수상한 드미트리 초니(피아노), 안나 게뉴시네(피아노)가 최초로 내한 공연을 펼친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해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우승 당시 임윤찬의 나이는 18세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당시 반 클라이번의 나이와 같다. 이날 자크 마르퀴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사장 겸 CEO는 “우리의 목표는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고 제작과 멘토링을 지원해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임윤찬은 라이징 스타로 모든 곳에서 초대받고 있다. 임윤찬을 발굴한 것에 대해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열린 개막공연에선 DMZ 오픈 페스티벌 위촉 작품인 ‘치유하는 빛(Healing Light)’이 세계 최초로 연주됐다.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제네바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작곡가 김신이 작곡하고 로만 페데리코-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을 펼쳤다. 김신은 “한반도의 분단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참담한 사건으로 이 세상엔 너무 많은 무고한 피가 흘렀고, 지금도 흐르고 있다”라며 “이 땅에 전쟁과 분열이 그치고, 참된 치유와 평화가 가득하길 바란다”라며 작곡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DMZ 오픈 페스티벌은 경기 북부 DMZ 일원에서 DMZ의 생태·평화·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공연, 전시, 학술, 스포츠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 종합축제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열린 DMZ, 더 큰 평화’를 주제로 전쟁의 상흔인 DMZ가 평화와 생태의 장소이길 바라는 취지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를 마지막으로 6개월간 이어진 페스티벌의 막을 내린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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