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을 완경으로, 출처는 나무위키”… 난리난 조별과제

김지훈 2023. 11. 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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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이트 '나무위키'에서 복사한 정보를 조별과제 자료로 제출한 학생과 갈등을 겪었다는 한 대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폐경'을 임의로 '완경'이라 고친 자료를 메모장에 적은 뒤 캡처해 제출한 이 학생은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공개사과를 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4일 자신을 한 대학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조별과제 과정에서 팀원과 겪은 갈등 사례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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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내용 교수에게 알리자 “법적조치할 것”


온라인 사이트 ‘나무위키’에서 복사한 정보를 조별과제 자료로 제출한 학생과 갈등을 겪었다는 한 대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폐경’을 임의로 ‘완경’이라 고친 자료를 메모장에 적은 뒤 캡처해 제출한 이 학생은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공개사과를 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4일 자신을 한 대학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조별과제 과정에서 팀원과 겪은 갈등 사례를 알렸다.

A씨가 게재한 카카오톡 캡처 내용에 따르면 함께 조별과제에 참여하는 B씨는 “보내달라는 자료를 다 보냈고 조사도 열심히 했는데 왜 다시 하라고 하느냐”며 “분명히 자료를 다 보냈으니 알아서 하라”고 A씨에게 말한다. 이때 B씨의 메시지에는 오타 등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곳곳에 보인다.

A씨는 이에 대해 “B씨가 조사한 것을 HWP나 DOC 파일이 아닌 아이패드에서 작성한 이미지 PDF 파일로 보냈다”며 “또 폐경을 완경이라 써서 보냈다. 출처는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병원 건강백과”라고 설명했다. ‘완경’은 일부 진영에서 폐경이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며 대신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어다.

당황한 A씨는 이 사실을 담당 교수에게 알렸고, 교수는 ‘보고서는 공식적인 의학 용어로 작성해야 한다’ ‘보고서는 학술지, 논문, 전문서적 등이 참고문헌이 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해야 한다’ 등 내용을 담아 B씨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B씨는 “완경은 국립국어원에서도 인정한 공식 용어”라며 “왜 사적인 대화를 교수님께 보여준 것이냐. 카카오톡 내용을 유출한 것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법적 조치하겠다”고 A씨에게 말했다.

A씨는 이 내용을 그대로 담당 교수에게 재차 보여줬고, 곧 B씨의 태도는 급변했다. B씨는 다음날 A씨에게 “이 과목을 듣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한다. 한 번만 봐달라”며 “정말 저 죽어요, 한 번만 살려주세요”라고 했다.

A씨는 사과를 받아주는 조건으로 ‘전교생과 학과장 앞에서 공개사과를 하는 것과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과 사과를 담은 대자보를 게재하는 것’을 제시했다.

A씨는 “조원들과 교수의 탄원이 있었고 나도 더 이상 사건에 대해 신경을 쓰기가 싫었다”며 “B씨가 자필 반성문을 써서 조원들에게 전달하고 과제 발표 날에는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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