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이 보양 음식으로 꼽은 제철음식

윤소정 2023. 11. 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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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먹어도 좋고 한약재로도 쓰는 마... 폐와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이명에도 좋아

[윤소정 기자]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사귀어 두고
서동 방을
밤에 뭘 안고 가다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신라 제26대 진평왕 때 백제의 서동(무왕)이 지었다고 알려진 향가 서동요이다.

백제 무왕이 어릴 때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신라에 와서 아이들에게 마를 주며 이 노래를 부르도록 하였다. 이 노래가 대궐 안에까지 퍼지자 결국 공주는 귀양을 가게 되었고, 서동은 공주와 함께 백제로 돌아가서 임금이 되고 선화는 왕비가 되었다.

후에 용화산 아래 큰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출현했고, 무왕과 공주는 이곳에 절을 짓기로 하였다. 이것이 백제 최대의 절인 익산 미륵사에 대한 설화이다. 이때, 서동은 서여(마)를 비롯한 산약과 산나물을 캐어 생활을 이어가는 소년을 뜻하는 말이다. 
 
▲ 미륵사지 석탑 2019년, 한국저작권위원회
ⓒ 공유마당(CC BY)
 
우리나라 천 원권 지폐 앞면에는 퇴계 이황(1501~1570)의 초상화가 있다. 그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조선 성리학 발달의 기초를 형성한 유학자이다. 이황의 저서로는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방책'이란 뜻의 <활인심방>이 있는데, 건강과 장수의 비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서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성인은 병들기 전에 다스리고 의원은 병이 난 후에 고치는 것이니, 전자를 치심(治心) 또는 수양이라 하고 후자를 약이(藥餌;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물과 음식)라 한다. 다스리는 법이 이와 같이 두 가지이나 병의 근원은 하나이니 모두가 마음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 마음이 고요하면 모든 일에 태연하고 맥박이 활발하나 고요치 못하면 기혈의 흐름이 고르지 못하고 탁하여 백병(百病)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성품이 고요하면 정(情)은 평안해지고 마음이 산란하면 정신이 피로하나니 참됨을 지키면 뜻이 만족한다. 여러 가지 복잡하게 추구하면 생각이 복잡하여 정신이 산란하고 정신이 산란하면 기가 흩어져 병이 들고 죽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활인심방>에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치심)과 건강 체조 등 다양한 건강 유지 비결을 소개하고 있는데, 보양 음식에 관한 부분도 있다.

보양 음식 8가지 중 서여주, 산서죽, 산서면이 모두 '마'로 만든 것으로, 그만큼 이황은 마를 최고의 보약으로 여기고 즐겨 먹었다. 서여주는 마를 넣어 빚은 약용주, 산서죽은 마로 만든 죽, 산서면은 마로 만든 국수이다.

서여는 산에서 나는 약으로, 맛이 달고 독성이 없으며 오장의 열을 없애 음(陰)을 보해준다. 허한 사람, 기운이 없고 여윈 사람에게 좋다. 서여주를 오래 마시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몸이 거뜬해지며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하고 배고픈 것을 모른다고 활인심방에서 소개한다. 

산서면은 마를 캐어 얇게 썰어 말린 뒤 곱게 빻아 체로 걸러서 국수를 만든다. 여기에 우유와 꿀을 섞어 먹으면 정력을 충실하게 해준다.

다음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필름 기록물로, 우리가 지폐에서 보았던 이황의 초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 이황 초상 일제강점기, 25.2x30.3cm, 퇴계서원 소장
ⓒ 국립중앙박물관
 
음식으로서의 마

마에는 뮤신이라는 점액질이 풍부해 위와 장을 보호한다. 자양 강장의 효과가 탁월해 '산에서 나는 장어'라고도 부른다. 생채로 먹거나 차, 튀김, 조림, 구이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된다. 갈아서 꿀이나 우유를 섞어 주스로 마시기도 한다.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아미노산, 칼륨, 인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아 숙취와 변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한약재로 사용하는 마

약재로는 산약이라고 부른다. 가을에 덩이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쪼개어 그대로 혹은 쪄서 햇볕에 말린다. 비위를 건강하게 하여 밥맛이 없고 식사량이 적은 사람에게 좋다. 설사를 멎게 하며 진액을 생기게 한다. 폐와 신장을 튼튼하게 하여 기침이 나면서 숨이 찬 데, 유정, 야뇨증, 소변을 자주 누는 데, 요통 등에 좋다.

귀를 밝게 하며 이명이 있을 때도 효과가 있다. 몸의 저항성을 높이고 원기를 북돋아 주어 식은땀이 나고 허약한 데, 병이 나은 뒤에 좋다. 심신을 안정시켜 건망증, 신경쇠약증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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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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