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미의 더쿠미] ‘플루토’의 로봇은 눈물을 흘린다
권혜미 2023. 11. 4. 11:45
누구나 눈을 반짝이면서 시청했던 ‘인생 만화’ 한 편쯤은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요?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세계관이지만, 만화 속 인물들과 스토리에 우리의 삶은 더 즐거워지거나 위로를 받기도 하죠. ‘더쿠미’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장르의 만화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주>
“모든 게 지배당하고 있다. 증오에”
지난달 26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플루토’는 8화 8시간 분량의 애니메이션이다. 1952년 첫 연재된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철완 아톰’의 ‘지상 최대의 로봇’ 에피소드를 우라사와 나오키가 리메이크했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몬스터’, ‘20세기 소년’ 등으로 누계 판매 부수 1억 부를 돌파한 스타작가. ‘플루토’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만화책으로 연재된 작품으로, 완결 14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지난달 26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플루토’는 8화 8시간 분량의 애니메이션이다. 1952년 첫 연재된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철완 아톰’의 ‘지상 최대의 로봇’ 에피소드를 우라사와 나오키가 리메이크했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몬스터’, ‘20세기 소년’ 등으로 누계 판매 부수 1억 부를 돌파한 스타작가. ‘플루토’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만화책으로 연재된 작품으로, 완결 14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플루토’의 배경은 인간과 로봇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미래 시대로, 세계 최강 7대 로봇 중 하나인 스위스의 몽블랑이 파괴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몽블랑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 독일에서는 로봇 보호단체의 한 간부가 살해당하고, 두 사체에는 기괴한 모양의 뿔이라는 다잉메시지가 남겨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코틀랜드의 로봇 노스2호도 뿔 모양의 형체만 남은 채 파괴되면서 어떤 ‘의문의 존재’가 7대 로봇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된다.
7대 로봇 중 하나이며 형사로 활동 중인 독일의 게지히트는 남은 4대의 로봇을 차례로 만나며 사건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게지히트는 7대 로봇 중 하나인 아톰을 만나러 일본으로 향하고, 뛰어난 추리력과 분석력을 가진 두 로봇은 공조하며 수사를 진행한다.
알고보니 이 로봇들을 무너뜨리려는 존재는 바로 플루토라는 최악의 로봇. 그러나 플루토의 강력한 힘에 브란도, 헤라클래스, 앱실론 등 나머지 7대 로봇들이 연이어 패배하고 게지히트와 아톰까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오직 아톰만이 텐마 박사에 의해 가까스로 부활하게 되면서 결국 세계를 구할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다.
알고보니 이 로봇들을 무너뜨리려는 존재는 바로 플루토라는 최악의 로봇. 그러나 플루토의 강력한 힘에 브란도, 헤라클래스, 앱실론 등 나머지 7대 로봇들이 연이어 패배하고 게지히트와 아톰까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오직 아톰만이 텐마 박사에 의해 가까스로 부활하게 되면서 결국 세계를 구할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다.
‘플루토’는 역설적이게도 아톰의 승리가 아닌, 모든 참상의 원인인 플루토에 의해 비로소 사건이 끝을 맺게 된다. 이같은 결말은 플루토의 탄생 과정을 되짚으면 납득할 수 있다. 트라키아 합중국은 페르시아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동맹국과 함께 페르시아를 침공한다. 하지만 그곳엔 대량 살상무기같은 건 없었고, 무수한 로봇 잔해만 있었을 뿐이다.
명분 하나 없는 이 참혹한 전쟁에 많은 로봇이 참전해 동족을 죽였으며, 한 나라가 몰락될 정도의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과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 이 끔찍한 비극에서 비롯된 증오가 낳은 로봇이 바로 플루토다.
‘플루토’의 결말을 향해 가다보면 작가가 던지는 무수한 질문들에 머리가 잠시 멍해지는 순간이 온다. 인간과 로봇의 공생관계, 점점 ‘완벽’을 향해가는 로봇 앞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은 그 숭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 여기에 결국 증오란 무엇인지, 증오는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제기된다.
명분 하나 없는 이 참혹한 전쟁에 많은 로봇이 참전해 동족을 죽였으며, 한 나라가 몰락될 정도의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과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 이 끔찍한 비극에서 비롯된 증오가 낳은 로봇이 바로 플루토다.
‘플루토’의 결말을 향해 가다보면 작가가 던지는 무수한 질문들에 머리가 잠시 멍해지는 순간이 온다. 인간과 로봇의 공생관계, 점점 ‘완벽’을 향해가는 로봇 앞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은 그 숭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 여기에 결국 증오란 무엇인지, 증오는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제기된다.
작가는 독자들에 아주 친절하게도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게지히트는 인간에게만 허용됐던 ‘감정’을 소유하게 됐을 때 비로소 ‘증오가 낳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의 죄에 눈물을 흘리는 방법을 배운 플루토는 끝내 희생을 택한다. 플루토의 본체 사하라 또한 전쟁을 싫어하고 페르시아에 꽃을 피우고 싶어했다는 인물로 그려져 씁쓸함을 안긴다. 그리고 로봇 아톰과 인간 오챠노미즈 박사는 모든 비극이 끝난 후 인류와 로봇 모두에게 작은 희망을 제시한다.
“박사님. 증오는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요?”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겠지.”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박사님. 증오는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요?”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겠지.”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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