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대학생들, 이젠 동성로에서 자고 공부하고 놀고 창업한다
대구시와 대구 지역 12개 대학이 합심해 동성로 등 도심 곳곳에 ‘도심 캠퍼스 타운’을 만든다. 젊은이를 도심에 모아 쇠퇴한 동성로 상권을 살리고,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대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대구 중구 무영당에서 지난 3일 오후 1시 ‘대학의 도시 대구, 동성로에서 미래를 찾다’는 주제로 도심 캠퍼스 타운 착수 선언 행사가 열렸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후원하고 대구시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대구·경북 지역 12개 대학 관계자가 참석해 도심 캠퍼스 만들기 위한 총장협의체를 발족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동성로는 과거 전국의 패션과 문화를 선도했던, 대구의 심장과 같은 공간이었다”며 “도심 캠퍼스 타운이 동성로에 젊은이로 다시 채워 도심 공동화 문제와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말 그대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TK 대학들, 동성로 빈 상가에 캠퍼스 조성
도심 캠퍼스 타운은 동성로 등 도심에 늘고 있는 빈 공간 임대해 대구‧경북권 대학 학생을 위한 장소로 만드는 사업이다.
대구시와 각 대학은 공실을 활용해 대학 공동 기숙사와 대학 간·전공 간 통합강의실, 공동 기자재 제공 공간, 학습·연구공간, 전시·행사·이벤트 공간, 동아리방, 운동시설, 커뮤니티 공간, 편의시설, 직장인 강의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빈 건물을 임대해 경북대 음악 동아리에게 제공하면 수업뒤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고 버스킹도 할 수 있다. 외식학과는 빈 건물에 조리실을 만들어 실습실로 활용할 수도 있고, 동성로에서 시식회도 열 수 있다. 더 나아가면 동성로에서 가게를 여는 등 창업과 취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심에서 공부하고, 졸업한 뒤엔 지역에서 창업하거나 취직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은 소멸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도심에 캠퍼스를 조성해 주거-놀이-일자리가 이어지는 ‘직주락(職住樂) 근접 혁신 생태계’가 조성되면 경쟁력이 갖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12개 대학이 모여 서로 다른 대학‧전공 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동성로 상가 5곳 중 1곳 비었다
동성로는 1960년대 이후 40여 년 이상 쇼핑 중심지였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게 모두 가능’한 대구 대표 상권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발달은 동성로 쇼핑상가에 큰 타격을 줬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생으로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상업·판매시설을 중심으로 공실이 급증했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따라서 대구시는 올해부터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시행해 동성로 상권을 살릴 계획이다. 도심 캠퍼스 타운 조성 사업도 이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다만 현행법상 학교 내에서만 대학 정규 교과 수업이 가능해 도심 캠퍼스 조성 초반에는 동아리 활동 등 추가 학생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육부와 협의해서 실제 강의실을 동성로 도심에 만드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건물 임대하는 비용은 교육부 재원으로 마련할 계획이고 부족하면 시비도 투입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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