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생일 케이크가 반겨주는 섬이 있다?! 작가 김신지의 #취향일지도
‘캐릿’의 전 편집장이자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에세이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등의 저자 김신지 작가를 만났습니다.
Q : 엘르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내가 쓴 시간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걷고 쓰고 마시는 사람 김신지입니다.
Q : 책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읽고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 독자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록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계신데, 이런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책을 읽으면서 '그래 이렇게 살아보자.' 하고 새로운 마음을 먹게 되는 순간이 좋아요.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그 마음도, 이튿날 일상 속 과업과 의무에 밀려서 잊히기 일쑤더라고요. 실천하지 못한 자신을 또 질책하게 되고요. 그렇게 자주 희망하고 좌절하던 사람이라, 제가 쓴 글에서 무언가 제안할 때 구체적으로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까지 같이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자꾸 '숙제'를 내는 사람이 된 이유고요. (웃음) 주변에선 '또 숙제야?' 놀리기도 해요. 하고 나면 삶에 작은 즐거움과 뿌듯함을 더해줄 테니, 속는 셈 치고 한번 ‘기록’해보시길!
Q : 다작의 비결은 ‘글감 서랍’ 덕분이 아닐지 싶은데요. 이를 만들게 된 배경과 구성이 궁금합니다.
연재 중인 〈쓸 게 없다뇨, 이렇게 많은데〉에 '특별한 영감'을 기다리는 대신 '평범한 글감'을 모아둔다고 썼는데요. 특히 에세이를 쓸 때는 영감이란 게 따로 없어요. 결국 평소에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 중에서 내 마음이 움직인 지점을 포착하고 짧게라도 적어 두는 게 글감을 수집하는 방법이죠. 제 글감 서랍은 크게 [흔한 마음]과 [일상의 디테일]로 나뉘는데요. [흔한 마음]은 친구와 대화하다가, 영화나 소설을 보다가, SNS를 훑어보다가 어떤 감정을 느꼈다면 그것을 기록해두는 곳이에요. [일상의 디테일]은 오래된 술집의 벽면에 적힌 낙서, 택시 기사님과 나눈 대화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공원에서 목격한 어린이들의 귀여운 한때, 그런 풍경이나 말들을 ‘받아쓰기’ 한다는 기분으로 기록을 남기는 곳입니다.
Q : 북토크나 강연으로 전국 곳곳을 누비지만 처음 방문한 지역도 있을 텐데, 새로운 곳에서 꼭 가보는 곳이 있나요.
동네의 골목길을 꼭 걸어봐요. 얼마 전, 전주 '모악산의아침'이란 숙소에 묵었을 때도 아침 산책을 나갔는데 무척 좋았어요. 참새방앗간처럼 동네 책방에도 꼭 들릅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여행 중에 읽을 책 한 권을 사서 나와요.
Q : 책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에서 ‘언젠가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들을 지금은 ‘시간 내서 해야지’라고 적는다.’는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2023년이 가기 전, 시간을 내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부모님과 할머니가 계신 고향 집이요. 언제나 마음속 1번입니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들른다면 일 년에 여섯 번, 열흘 남짓이에요. 시간을 그렇게 셈해보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되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를 쓰면서 '시간 나면 해야지'가 아니라 '시간 내서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했어요. 남은 올해에도 또 새해에도 내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 꼭 '시간 내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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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취향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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