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중국의 '생수왕' 중산산은 어떻게 中 최대 부호가 됐나
상장 이후 3년 연속 中 부호 1위 유지
천연수 브랜드로 성장…마케팅에 공들여
은둔의 경영자…구내식당서 종종 홀로 식사
빨간 뚜껑과 라벨의 단돈 2위안(약 370원)짜리 생수를 팔아 중국의 최대 부호이자 전 세계 20대 부호에 등극한 자수성가형 인물이 있다. 광활한 중국 대륙 밑바닥에서 물을 끌어올려 생수 제국을 건설한 '생수왕' 중산산(???) 농푸스프링(농푸산취안) 회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의 최대 부호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수십억개의 병에 담아 만들었다"며 그가 중국의 생수 및 음료 회사인 농푸스프링을 어떻게 만들고 키워왔는지에 주목, 보도했다.
중산산 회장은 현재 중국 최대 부호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지난 2일 기준 624억달러(약 83조2000억원)으로 세계 20위 부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공동 창업자인 장이밍(25위)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의 창업자 황정 전 회장(32위)이 뒤를 잇는다.
매해 중국 기업인 재산 순위를 조사해 '중국의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연구소의 후룬바이푸도 지난달 24일 개인 재산이 50억위안(약 9200억원) 이상인 기업가 1241명의 순위를 발표, 중산산 회장이 4500억위안의 재산을 기록해 3년 연속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1954년생으로 언론인 출신 사업가인 중산산 회장은 중국 저장성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을 겪으며 성인으로 성장했다. 가난으로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일해야 했던 그는 어렵게 대학에 입학한 뒤 국영 언론사인 절강일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퇴사, 사업을 시작했으나 초기 사업 성과는 그닥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1993년 각종 영양제를 판매하는 회사로 성공을 거뒀다. 이때 확보한 자금과 경험은 1996년 중산산 회장이 농푸스프링을 세우는 바탕이 된다. 농푸스프링은 당시 중국의 다른 생수 업체와 달리 천연수를 제품으로 내세우며 건강에 좋다는 강점을 홍보했다. 또 물을 통해 소비자와 자연을 연결하겠다는 브랜드를 내세웠고, 중국 전역에 생수 공급망을 구축했다.
농푸스프링의 이러한 사업 방식은 중국 내 깨끗한 식수 수요가 증가하던 시점과 맞아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생수 소비국이다. 매출 성장률은 앞으로 2년간 미국과 서유럽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라고 권고하면서 다수의 중국 가정에서 식수를 사서 사용하곤 한다.
중산산 회장의 지시에 따라 농푸스프링은 멸균된 생산 라인에서만 만들어 내는 아이를 위한 물이나 최적의 산도를 유지하는 차 전용 물 등 고급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산산 회장이 특히 중요시했던 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그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 평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도 마케팅을 해나가는 과정에 직접 개입해 의견을 내고 '완벽'을 기하라고 직원들에게 요구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대중에 선보이기 직전에 엎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농푸스프링을 키우는 과정에서 중산산 회장이 승승장구 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2010년 '천연수가 건강에 좋다'는 농푸스프링의 설명이 허위 광고라는 경쟁업체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수년간 농푸스프링의 품질 문제를 놓고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공식석상에 나오길 꺼려하는 중산산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농푸스프링의 물을 마시며 비판을 정면 반박했고, 각종 실험 결과를 광고로 내놓으며 홍보전을 펼쳤다. 블룸버그는 "당시 중산산 회장이 20만 위안의 벌금을 물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소비자들이 농푸스프링의 제품을 구입하면서 더 큰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그렇게 성장한 농푸스프링은 2020년 9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35홍콩달러에 상장한 농푸스프링은 2021년 1월 66홍콩달러를 넘어섰다가 이후 40달러대 전후로 내려와 등락을 거듭했다. 농푸스프링의 상장 대박으로 중산산 회장은 2020년 중국 최대 부호에 등극했고,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막대한 부를 이뤄내며 큰 주목을 받았으나 본인은 정작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은둔의 경영자' 스타일이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땐 홀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외로운 늑대'라고 불린다고 중국 언론들은 그를 소개한다. 티셔츠에 운동화 차림으로 회사 구내 식당에 나와 혼자 식사를 하는 등 평범한 직원의 모습을 한다고 한다.
중국 곳곳에 수원지를 보유하고 있는 농푸스프링은 이제 기후변화라는 전 세계적인 이슈를 맞딱들이게 됐다. 농푸스프링은 2019년 중국 내 10개의 수원지에서 올림픽 경기가 펼쳐지는 수영장 1만3000개에 들어갈 만한 물을 끌어썼다고 한다. 이후 수원지 2곳을 추가했으며 현재는 세번째 수원지를 만들고 있고 뉴질랜드와 티벳에도 새로운 수원지를 찾고 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 등은 환경 파괴 문제가 심각하다며 "왜 수자원이 누군가가 부자가 되는 데 사용되고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