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SON' 막는 포체티노 "손흥민에 좋은 밤 되질 않길…케인 없는 토트넘 낯설다"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화제의 기자회견이었다.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직을 역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첼시의 사령탑으로 옛 직장과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을 영입한 포체티노는 이제 리그의 완성형 공격수로 만개한 옛 제자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기위해 분투할 예정이다.
첼시는 토트넘과 오는 7일 오전 5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포체티노의 토트넘 방문이어서 시선을 모은다.
포체티노는 토트넘의 역사를 바꾼 감독이다. 지난 2018/19시즌 단 한 명의 신규 자원도 영입하지 않고 해당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구단 첫 결승 진출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어진 2019/20 시즌에는 좋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성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포체티노는 선수들이 A매치 경기를 뛰러 자리를 비운 사이 경질됐다.
그는 선수들과 제대로 작별인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최선의 방법으로 선수들에게 작별인사를 남겼다. 작전판에 직접 손글씨로 편지를 작성한 것이다. 당시 포체티노는 작전판에 "모두에게 고맙다. 작별인사를 하진 않을 거야. 내 마음 속 너희들은 영원히 남을 거야"라며 사랑과 정이 듬뿍 담긴 작별 편지를 작성했다.
이후 2020/21 시즌 도중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의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2021/22시즌 종료 후 경질됐다. 약 1년간 휴식기를 가진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런던 라이벌 첼시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3일(한국시간) 포체티노는 토트넘과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토트넘과의 재회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포체티노는 "그가 환상적인 선수라는 것을 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중 하나다"며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지는 않길 바란다"고 첼시의 승리를 먼저 생각했다.
다음은 포체티노 감독과의 일문일답.
-리스 제임스가 선발로 출전할 수 있나?
"(웃음) 알 수 없다. 지켜봐야한다. 그의 몸상태를 먼저 점검한 후 출전여부를 결정하겠다."
-제임스가 주중 경기는 잘 소화했나.
"그렇다. 몇달간 경기를 뛰지 못한 후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하게 돼 매우 좋은 상황이다. 그는 주장이기 때문에 팀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 이제는 그가 토트넘과의 경기서 선발로 뛸 수 있는지 점검해야한다."
-토트넘으로 돌아가는 것은 얼마나 특별한가?
"매우 특별하다. 놀라운 추억을 함께 만들고 경험했던 곳으로 4년 만에 돌아가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 거짓말하지 않겠다."
-당시 작별인사를 제대로 나누지 못했는데.
"사실이다. 내가 구단을 떠날 당시엔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돌아가서 아직도 거기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매우 좋은 기회이고 흥분되는 순간이 될 것 같다."
-따뜻한 환영인사를 기대하나.
"당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 경기날이 될 때 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가 뭘 이뤄냈는지 까먹지 않는 것이다. 그곳의 사람들과 그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던 존중한다. 내가 믿을 수 없는 여정을 보냈던 구단에 대한 내 감정과 시각은 변하지 않는다."
-만약 토트넘이 접근했다면 다시 감독직을 맡았을까.
"아니다. PSG에서 계약이 끝난 후 나는 축구로부터 1년간 거리를 두고 싶었다. 이후 첼시에게서 제의가 왔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에겐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 나와 내 사단에게 토트넘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우린 비즈니스적인 관계가 아니라 친근한 사이다. 거의 6년간 같이 시간을 보내며 놀라운 여정을 보냈기 때문에 많은 추억이 있다. 내가 그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줘서,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는 등의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없다. 우리는 한 시즌에 화이트하트레인, 웸블리, 밀턴 케인스에서 경기를 치르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1년에 3구장을 모두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구장 신축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에 내가 작은 부분이라도 참여할 수 있어서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기억한다면 나는 예전에 아스널과 바르셀로나의 감독직은 절대 맡지 않겠다고 전한 바 있다. 아스널은 토트넘의 최대 라이벌이기 때문이고 바르셀로나는 내가 에스파뇰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4년만에 돌아오게 돼 매우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나에게는 행복한 날이지만 그것이 삶이고 첼시는 나아가야한다. 우리는 프로답게 행동해야하지만 동시에 사람이기도 하다. 저번에 첼시 언론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떤 선수와 링크를 형성할 지에 대해 대화했다. 내가 첼시와 5~6년동안 시간을 보낸 뒤 내가 사임하거나 경질될 수 있지만 왜 관계를 잊으려하겠는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생길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역사를 쓰는 방법 또한 그러하다."
-토트넘은 리그 우승경쟁을 할 수 있는가.
"그렇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매우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포함한 모든 코치들이 환상적이다. 매우 좋은 선수들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토트넘이 리그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느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우승 경쟁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전에서 언더독이 될 확률이 높다. 팬들에게 전할 말은.
"우리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첼시의 역사는 크게 우승하기 위한 역사다. 몇달 전에 말했던 것 같은데,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과 함께 잉글랜드에서 가장 큰 구단이다. 지난 15년동안 첼시는 매우 많은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미래를 위해 재건하는 상황이다. 초반에는 좀 고생할 수 있다. 우리가 잘 해결하지 못하는 세밀한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현재 더 많은 승점을 따야함에도 그러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를 위해 성장하는 어린 팀이기 때문에 아마도 상황을 능숙하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첼시의 역사에 따라 미래에는 합당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토트넘이 상승세다. 상대를 멈추려고 노력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집중할 것인가.
"항상 똑같지만 우리는 상대방에게 집중해야한다. 지난 블랙번과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와 마찬가지다. 상대를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야한다. 매우 어려운 상대가 될 것 같다."
-어떻게 손흥민을 멈출 생각인가.
"내가 센터백을 뛸 건 아니라서 우리 팀 수비수들이 막아야한다. 우리는 그가 환상적인 선수라는 것을 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중 하나다.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지는 않길 바란다."
-토트넘에서 잉글랜드 선수들을 많이 기용했다. 첼시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길 바라나.
"그렇다. 우리는 잉글랜드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축구는 전 세계가 즐기지만 잉글랜드의 문화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잉글랜드 선수를 쓰는 것은 중요하고 정체성을 유지해야한다. 더 잘한다면 전세계 모든 선수를 사랑하지만 우리는 잉글랜드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한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한다."
-토트넘과의 일정을 가장 먼저 찾아봤나.
"가장 먼저 찾아봤다고 말할 순 없지만 우리가 만난다는 것을 알게됐을 때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전 애인을 만나는 것 처럼?
"세상에나! 나는 내 아내와 거의 32년을 살았다. 그 전에 애인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대답하기 어렵다."
-토트넘에서 포스테코글루가 보이는 모습과 당신이 비슷한 점이 있는가.
"그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와 구단에게 축하를 보낸다. 잘하고 있다. 거기서 있었던 일을 잊으면 안된다. 우리는 모두 긍정적이면서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구단에서 잘 하고 있다면 이런 연결고리를 지키고 구단이 잘나간다면 기뻐할 줄 알아야한다."
-많은 옛 친구들을 만나겠지만 해리 케인이 없다.
"정말 이상할 것 같다. 해리 케인과 함께한 토트넘을 오래 봐왔기 때문이다. 그는 구단 역사의 큰 부분이고 그를 보지 못하게 돼 매우 낯설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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