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보고서]플렉스는 이제 그만…요즘 MZ세대는 '현금 챌린지' 중
고물가 시대에 MZ 절약법
미국서도 '캐시스터핑' 화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현금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이는 과소비 위험이 큰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대신 오직 현금만을 사용하는 도전으로,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젊은 층이 카드 대신 현금을 꺼내든 이유는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소비' 문화가 확산한 것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지출 막자…'현금챌린지' 유행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현금챌린지' 관련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챌린지 참가자들은 보통 일주일 예산을 미리 책정해 '현금 바인더(현금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수첩)'에 돈을 넣어둔다. 이후 무언가를 구매해야 할 때, 카드 대신 현금 바인더에서 돈을 꺼내 쓴다. 또 주간 정산에서 현금이 남았을 경우, '저축바인더' 등에 따로 모아 저축하는 식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SNS를 통해 챌린지 과정을 올리며, 저마다의 절약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현금챌린지가 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나도 이제 흥청망청 돈을 쓰지 말고 저축하면서 살아야겠다. 작심삼일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 등에 '현금 바인더', '현금챌린지' 등을 검색하면 각각 2만3000여개, 2만200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현금 챌린지의 장점은 정해진 액수의 현금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돈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신용카드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도희씨(27)는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너무 올라서 이대로 가다간 돈이 모이지 않고 빚만 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용카드 대신 웬만하면 체크카드나 현금을 쓰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니 확실히 소비가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챌린지가 유행하게 된 배경은 이른바 '짠테크'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과 연관 있다. 앞서 고물가 상황이 닥치자 일부 시민들은 절약을 위해 하루 지출 '0원'에 도전하는 '무지출 챌린지', 냉장고의 음식 재료를 소진할 때까지 장보기를 최소화하는 '냉파(냉장고 파먹기)' 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현금챌린지 역시 이러한 짠테크의 일환인 셈이다.
美에서도 현금 활용…"지출 줄이는 데 도움 된다"
현금챌린지는 한국에서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현금챌린지를 '캐시스터핑(Cashstuffing)'이라고 하는데, 해석하면 '현금 분류'라는 의미다. 이는 현금을 사용 목적에 따라 나눠 쓰는 행위로, 신용카드가 대중화되기 전 쓰이던 절약 방법이다. 예를 들어 생활비, 교통비, 주거비 등을 구분해 현금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통해 실제로 돈을 절약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3월 AFP 통신에 따르면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대학생 주디아 그라이너(25)는 이 방법으로 7500달러를 아껴 학비를 냈다. 그는 "신용카드는 진짜 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금을 쓰면 돈이 사라지는 것을 물리적으로 볼 수 있고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틱톡 인플루언서 재스민 테일러(31)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학위는 있었지만, 직장에 대한 전망도 없었고 재정 상태도 안 좋았고 심각한 충동구매자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현금을 주거비, 쇼핑비 등 목적에 따라 다른 봉투에 나눠 담기 시작하면서 학자금 대출 3만2000달러와 신용카드 부채 8000달러, 의료보험 부채 5000달러 등을 갚을 수 있었다고 한다.
AFP 통신은 "현금을 쓰는 것이 구식일 수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고물가 시대에 현금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돈에 민감한 일부 미국인들이 음식, 가스, 기타 등으로 나뉜 봉투에 현금을 꼼꼼하게 넣는 동영상이 틱톡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 자문 서비스인 '스태시 웰스' 창업자인 프리야 멀라니는 "경기 침체 시대에 현금 분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사람들이 통제력을 갖춘 소비법을 찾는 것은 당연하고, 손에 쥔 1달러 지폐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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