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왕조 재현" 외친 삼성의 개혁, 시작은 '순혈주의' 타파부터
윤승재 2023. 11. 4. 08:00
지난달 삼성 라이온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8년간 팀을 이끈 홍준학 단장 대신 이종열 신임단장을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어 이종열 단장은 정대현 2군 감독 등 삼성과 인연이 없었던 외부 코치들을 차례로 영입하면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이종열 단장 선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단 역사상 그룹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 그것도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인사를 단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정근 대표이사가 직접 단장 후보군 면접을 진행했고, 외부 인사·선수 출신으로 후보를 좁힌 끝에 이종열 단장을 낙점했다.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는 건 그만큼 삼성의 분위기 쇄신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삼성은 이 단장의 지휘 아래 코치진 개편에도 가속도를 붙였다. 정대현 동의대 코치를 퓨처스(2군) 감독으로 선임했고, 강영식 롯데 투수코치도 영입했다. 이어 정민태 1군 투수코치와 이진영 타격코치 등 다른 팀에서 활약하던 코치들도 새롭게 합류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출신인 정대현 2군 감독과 이진영 코치는 삼성과는 인연이 없었던 지도자들이고, 정민태 코치도 마찬가지다. 강영식 코치도 삼성에서 6시즌을 뛰었지만 롯데(11시즌) 이미지가 더 강한 코치다.
그동안 은퇴한 선수들을 코치로 내부 승격하고 삼성에서 뛰었던 지도자들 위주로 코치진을 꾸렸던 과거와는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외부 영입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의 ‘순혈주의’ 타파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우승 4연패를 달성했던 삼성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암흑기에 빠졌다. 왕조의 향수에 휩싸여 별다른 개혁 없이 안일한 시즌을 보냈고, 어느새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결과는 참담했다. 2021년 정규시즌 2위를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올해는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창단 첫 ‘꼴찌’ 불명예 시즌을 달성할 뻔했다.
결국 삼성이 칼을 빼들었다. 외부인사 이종열 단장을 필두로 ‘순혈주의’ 타파에 나서며 새로운 왕조 구축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팀에서 이탈한 코치는 한화 이글스 주루 코치로 이동한 김재걸 전 주루 코치뿐으로, 기술 파트에선 추가 이탈이 없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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