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장님들이 지적 장애인 성폭행...잇따라 중형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올해 봄 강원 산골 마을에서 자영업자들이 지적 장애인을 성폭행 한 사실이 알려져 지역민들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사건 가해자들이 1심에서 잇따라 중형을 선고 받았다.

원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A(52)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전 모텔의 구인 광고 글을 보고 지적 장애인 B씨로부터 연락이 오자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뒤 채용을 도와줄 것처럼 말하며 다른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장애인 준강간)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재판에서 "함께 모텔 방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간음하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직활동을 도와 주기 위해 모텔 객실 안으로 데려갈 이유가 없고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이 있음에도 다른 모텔로 데려간 점 등으로 미뤄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증거 등을 볼 때 B씨 진술에 신빙성이 높고, B씨의 지적 장애로 항거 곤란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면접 등을 핑계로 범행한 점으로 볼 때 죄책이 무겁고 죄질도 나쁘다"며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죄책을 면하려고만 하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이 사건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B씨가 집 주변 편의점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사면서 '성폭행당해 임신테스트기를 산다'고 하는 말을 들은 종업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B씨를 성폭행한 가해 남성은 A씨를 비롯해 모두 4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1명은 올해 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한 사망으로 수사가 종결됐다.

A씨와 함께 구속기소 된 50대 제빵 업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불구속기소 된 1명은 강릉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