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연비·주행 재미까지 챙겼다…혼다 어코드
크기 더 커졌지만 몸놀림 날렵
공인연비 16.7㎞/ℓ, 최대 20㎞/ℓ
스포츠모드로 고속도로 위 가속력 자랑
모션 매니지먼트로 코너링도 좋아
주행 재미에 조용한 가속
2004년 현대차에서 NF쏘나타를 출시했습니다. 20년이 지났지만 당시 사람들이 ‘NF쏘나타가 혼다 어코드 디자인을 따라했다’고 말한 기억이 납니다. 이 말을 듣고 나서부터 쏘나타와 어코드가 도로에서 동시에 지나갈 때마다 비교했습니다. 가장 비슷한 부분은 차량 후면부 테일램프(후미등) 부분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닮은 구석이 있진 않았지만 어코드는 ‘쏘나타가 따라 한 차’라는 이미지가 성인이 될 때까지 강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어코드와 쏘나타가 많은 부분 달라졌습니다. 같은 크기의 세단이라는 것 빼고는 타기층 등 지향하는 바가 달라졌습니다. 한때 패밀리카의 대명사였던 쏘나타는 이제 젊은 층을 위한 세단으로 콘셉트를 잡은 듯합니다. 반면 어코드는 한국에 들어오는 유일한 혼다 세단으로, 이번 완전 변경 모델(하이브리드 투어링)은 현대차 그랜져와 쏘나타를 동시에 느끼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이전보다 크기는 커졌지만 몸놀림은 날렵해졌습니다. 거기에 일본차 특유의 장점인 연비도 좋습니다.
차체는 이전 모델보다 전체 길이(4970㎜)가 65㎜ 길어졌습니다. 비슷한 크기 쏘나타(4910㎜)보다 조금 더 큽니다. 차량 후면부는 일자로 쭉 뻗은 테일램프가 인상적입니다. 혼다 엠블럼 크기는 앞부분에 비해 작아 운전 중 뒤에서 차를 봤을 때 어떤 차인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차량 지붕 쪽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날렵하게 선이 이어지는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차 내부 공간과 관련된 휠베이스는 기존과 같은 2830㎜이지만 무릎·머리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 충분했습니다. 트렁크 용량은 473ℓ로 동급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고 혼다코리아는 설명했습니다. 2열 시트를 접어서 짐을 실을 수 있고 스마트키 버튼 하나로 트렁크 열림이 가능합니다. 다만 전동식 트렁크가 아닌 수동으로 닫아야 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연비는 아주 뛰어납니다. 공인 연비는 16.7㎞/ℓ(복합 기준)입니다. 시승한 주행 거리는 약 100㎞인데 주행 모드를 상황에 맞게 바꾸며 운전하니 20㎞/ℓ까지 나왔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 덜 밀리는 시내에선 일반 모드, 밀릴 때는 에코 모드를 사용했습니다.
전체 길이가 길어진 것을 고려하면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는 147마력 엔진과 184마력 모터가 결합해 전혀 부족하지 않은 가속력을 자랑했습니다. 직선도로뿐 아니라 커브길 운전에서도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했습니다. 보통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했을 때 대부분의 차는 운전자가 의자에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어코드는 다른 차에 비해 이런 느낌 자체가 적었습니다. 신형 어코드에는 모션 매니지먼트 시스템가 처음 적용됐는데 코너 운전 능력 향상은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게 혼다코리아의 설명입니다. 혼다코리아는 "이 시스템은 어느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차를 제어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파워트레인 및 브레이크를 통합 제어해 코너링 시 추가되는 감속도를 최적으로 제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인 차음성도 좋습니다. 고속 운전할 때 엔진이 이른바 ‘열일’을 하면 엔진 소리가 커집니다. 스포츠카는 이를 극대화해 운전자에게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어코드는 오히려 전기모터와 유사한 소리가 납니다. 하이브리드 차량 특성상 모터가 함께 구동되지만 고속에서는 엔진이 훨씬 더 개입합니다. 비결은 엔진 전체를 우레탄으로 덮고 흡음재를 차용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재미는 있되 스포츠카 같은 매력이 아닌 전기차스러운 조용한 가속감을 준다는 것입니다.
인테리어는 얼마 전 완전 변경된 혼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다만 CR-V에 비해 더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의 경우 CR-V보다 더 큰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습니다. 계기판도 CR-V에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아날로그 감성(속도계가 바늘로 직접 움직이는 방식)을 없애고 10.2인치 TFT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했습니다. 다만 차차량 공조 관련 기능은 디스플레이에서 작동하지 않고 버튼으로 만든 점과 센터패시아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격자형 무늬는 CR-V와 어코드가 같은 혼다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해줍니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가격(5340만원)이 걸림돌입니다. CR-V와 함께 신형 어코드는 미국에서 생산됩니다. 여기에 원자재값 상승, 환율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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