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명 끝날 뻔…임예진, 갑상선암 딛고 JTBC 마라톤 우승 도전

김효경 2023. 11.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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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TBC 서울 마라톤 여자부 우승에 도전하는 충주시청 임예진 김효경 기자

갑상선암 수술도 이겨낸 그에게 42.195㎞는 숫자에 불과하다. 임예진(28·충주시청)이 JTBC 마라톤 첫 우승에 도전한다.

2023 JTBC 서울 마라톤이 5일 오전 상암 월드컵공원을 출발해 양화대교~여의도~마포대교~광화문~세종대로~천호대교를 거쳐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 열린다. 국내 여자부에선 임예진이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가장 기록(2시간31분52초)이 좋다. 최근 5년간 한국 여자 선수 중 5위 기록이다.

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예진은 "3주 전에 (전국체전 마라톤)완주를 하고 출전한다. 회복을 잘 해서 최선을 다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겨울부터 거리주와 시간주 훈련을 많이 하면서 잘 준비했다. 2시간 33분 안에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회 당일엔 섭씨 15도, 그리고 비가 예보됐다. 임예진은 "더운 것보다는 비가 오는 걸 좋아해서 레이스에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임예진은 마라톤 선수 생명이 끝날 뻔 했다. 2021년 12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치료율이 높고, 덜 치명적인 암이지만 훈련과 체력이 중요한 운동선수에겐 작지 않은 핸디캡이다.

임예진은 "운동을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오기가 생각났다. 지난해 2월 수술을 받고 회복하면서 20분대 기록과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1년 정도 회복기를 가지라고 했는데, 한 3주 만에 조깅부터 천천히 하기 시작했다. 경기는 두 달 만에 나섰다"고 했다.

임예진은 "수술 뒤 슬럼프가 왔다. 경기에 나가면서 이겨내려고 했다. 늘 상위권에 있던 선수였는데, 성적이 나빠졌다. 다른 사람들은 수술을 받은 걸 잘 모르니까 창피하기도 했다. 그래도 점점 성적이 좋아졌다. 사실 수술을 받았어도 면역이 떨어질 때가 가끔 생겼다. 몸에 변화가 많이 오거나, 감기에 걸릴 때도 있었다. 그럴 땐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예진은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 3월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31분52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임예진은 "서울마라톤 전부터는 약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컨디션이 조금 올라왔다. 코치님이 많이 힘을 주셨다"고 했다. 황진욱 충주시청 코치는 "본인이 힘들었을텐데, 스스로 잘 이겨냈다. 훈련하다보면 호르몬 변화 때문에 컨디션이 떨어질 때가 있지만, 회복을 충분히 하면 돌아오더라"고 말했다.

내년 파리올림픽 여자 마라톤 기준 기록은 2시간26분50초다. 내년 4월 30일까지 이 기록을 넘거나 랭킹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임예진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임예진은 "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 남들이 쉴 때 최대한 대회에 나가려고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우승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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