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ID.4, 전기차 기준 높이는 욕심쟁이 독일 모범생
기본기 탄탄한 일상용 전기차… 가격 문턱까지 낮네
귀여운 외관, 거슬릴 것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간만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까다로운 한국소비자들에게 외관도, 인테리어도, 가격도, 주행성능도, 공간감도 모두 '중간'을 충족한다는 평가를 받는 차가 있다면 그건 업계가 선정한 '올해의 차'보다도 더 명성 높은 이름표일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많은 브랜드들은 특기 하나를 잘 다듬어 '프리미엄'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이런 자동차 시장에서 감히 중간을 세우고자 노력하는 몇 안되는 브랜드다. 10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내연기관차 시장의 중간을 제시한 데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출시한 첫 전기차 'ID.4'는 출시 직후 없어서 못살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 전기차가 참 안팔리는데도 폭스바겐은 ID.4의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또 한번 한국 소비자 잡기에 나선다. 지난해 훌륭한 평가를 받고도 충족이 안된 모양이다. 지난해와는 다른 시장분위기 속에서 '2023 ID.4'는 성공할 수 있을까. 2023 ID.4를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코스는 경기 가평에 위치한 아난티 코드에서 '카페 109'를 찍고 돌아오는 약 100km의 코스로, 고속 주행에 적합한 코스가 마련됐다.
연식변경 모델인 만큼 외모는 지난해 마주했던 그대로다. 통통한 몸매에 귀엽고 오밀조밀한 얼굴은 언제봐도 호감형이다. 멀리서부터 탄성을 자아내는 화려한 디자인은 아닐지라도 질리지 않는 평균의 외모를 가졌다.
출시 직후부터 외관보다도 주목받았던 건 인테리어.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물리버튼 없이 텅 빈 내부는 '내가 바로 전기차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1열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요소는 조막만한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가 전부다. 손가락으로 누를 수 있는 물리버튼이라곤 비상등 하나뿐이다.
시동 거는 방법도 새롭다. 운전석에 올라 디지털 클러스터 우측에 위치한 기어를 D단으로 돌리니 자동으로 시동이 걸려 바로 주행할 수 있는 모드로 전환됐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과 다른 색다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소비자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차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차이를 크게 가져가는 대신 주행감만은 이질감을 줄였다. 전기차인 만큼 밟는만큼 쭉쭉 뻗어나가고, 안정적이고 조용하다. 다만 바닥이 다소 딱딱한 편이라 노면의 진동이나 굴곡은 꽤 많이 느껴지는 편이다.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늘어난 주행거리는 불안감을 줄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충전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만큼기존 405km에서 440km로 늘어난 주행거리는 마음에 안정감을 줬다. 전비도 5.1km/kWh로 높은 편이다. 실제 100km를 주행했지만 닳은 주행거리는 70km 수준에 불과했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만족스러웠지만, 다소 늦은 브레이크 작동은 아쉬웠다.브레이크를 천천히 밟았다가 앞차와 거리가 순식간에 가까워졌고 브레이크를 깊게 밟고 나서야 속도가 천천히 줄었다. ID.4의 오너가 된다면저속 주행 시에도 속도를 줄일 때는 브레이크를 깊게 밟을 필요가 있겠다.
물리버튼 없이 모든 기능을 함축시킨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엔 오히려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공조조절이나 음악 감상 기능을 실행시킬 때마다 디스플레이 내에서 기능을 찾아야했기 때문이다. 익숙해지면 편해질 수 있겠지만, 잠시도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기 어려운 초보 운전자라면 노래가 듣고싶어도 꾹 참아야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차가 더 훌륭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충분히 설득시킨다. 출시가격은 5490만원이지만 현재 국비보조금 651만 원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4000만원 중반 대에 구매할 수 있다.
2023 ID.4는 원래도 전과목이 80점 이상이었던 모범생이 이를 갈고 과목 평균을 90점으로 올린 것 같은 차다. 보급형 전기차에 걸맞는 가격과 준수한 주행감, 전기차 답게 미래를 잔뜩 담아낸 내외관 디자인, 여기에 높아진 주행거리까지. 독일 태생이란 점은 적당한 하차감까지 챙길 수 있겠다.
▲타깃
-기본기 탄탄한 가성비 전기차 찾는다면
-같은 가격에 기왕이면 수입차를 더 선호한다면
-도로위에서도 귀엽고 싶은 MZ세대 당신
▲주의할 점
-뭔가 아쉽다고 느껴진다면 가격을 생각하세요
-"좀 더 주고 다른 차 살걸" 하는 마음이 불현듯 찾아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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