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쪽지] 아이의 성공 원하나요, 행복 원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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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디어를 보면 '내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부모들에게 안기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당장 아이의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것을 해줄 돈을 벌기도 바쁜 부모들로서는 '이 말도 하지 말아야 하고 저 말도 하지 말아야 하고'의 얘기를 듣다 보면 내가 잘못된 부모는 아닐까, 아이에게 애착 형성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은 아닐까 두려워진다는 소리도 듣게 된다.
결국 부모 노릇은 아이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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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디어를 보면 ‘내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부모들에게 안기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당장 아이의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것을 해줄 돈을 벌기도 바쁜 부모들로서는 ‘이 말도 하지 말아야 하고 저 말도 하지 말아야 하고’의 얘기를 듣다 보면 내가 잘못된 부모는 아닐까, 아이에게 애착 형성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은 아닐까 두려워진다는 소리도 듣게 된다. 부모라고 해도 신도 아니고 모든 가능성을 미리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인데 이렇게까지 책임감을 부여하면 누가 부모가 되겠다고 나서겠는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어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사춘기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곤 한다고 들었다. ‘뭘 해야 할까’를 궁금해하는 부모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다는 전문가의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오랜 임상 경험으로 부모들이 뭘 안 해서 문제이기보다는 뭘 해서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일이 많았던 것이 아니겠나 싶다. 그럼 부모들은 뭘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일까? 분명 아이의 인생에 도움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터이다.
오래도록 대학생을 접해본 사람으로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이른바 톱10 부근의 두 개 대학에서 강의교수와 초빙교수로 근무했었다. 그 정도 학교를 오려면 일반고의 반에서 2등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결국 어릴 때부터 학원 도움도 많이 받고 부모에게서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은 학생들이 올 수 있는 학교였다. 그런데 학생들은 부모에게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 양가감정의 정체는 ‘나를 위해 그렇게 애쓰고 지원을 해준 건 고맙지만 그게 꼭 나만을 위해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사랑해주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듯했다.
‘내가 좋은 부모인가’라는 물음은 좋은 질문은 아닌 듯하다. 어느 누구도 감히 이 물음에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 그 대신 아이에게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나는 지금 아이의 성공을 위해서 하려고 하는가,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하려고 하는가?’를 물어보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 아이가 성공해야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분도 있겠지만 성공보다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들 알 것이다.
결국 부모 노릇은 아이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 있는 듯하다. 이런저런 육아 팁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가 더 중요하다. 부모가 자신의 욕심은 보지 않는 채로 육아 팁을 활용해 자녀를 대하려고 하면 자녀들은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 사람은 상대방의 근본적인 마음 자세를 느끼는 법이다. ‘애착은 버리되 인연은 버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좋아한다. 아이에 대한 애착은 버리고 아이와의 인연만 소중히 한다면 아이는 부모에게 양가감정을 느끼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를 내 인생의 트로피로 삼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을수록, 그리고 내가 행복할수록 나를 보고 자라는 아이가 행복해질 것이다.
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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