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에바스 완벽투+방망이 부활' KT, NC '11-2' 완파...2패 후 2승으로 '역스윕' 마법 보인다 [PO4]

김지수 기자 2023. 11. 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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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벼랑 끝에 몰려 있던 KT 위즈가 적지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마법'을 부리고 플레이오프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 잠실까지의 거리가 NC 다이노스와 동일해졌다. 

KT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NC 2승·KT 1승) 4차전에서 NC를 11-2로 이겼다. NC와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고 오는 5일 안방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됐다. 

KT는 선발투수로 출격한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쾌투를 펼쳤다. 쿠에바스는 6이닝 1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NC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투수가 됐다.

쿠에바스 개인적으로도 지난 30일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패전투수가 됐던 아쉬움을 나흘 만에 씻어냈다.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되찾고 포효했다. 

KT 타자들은 나란히 맹타를 휘둘렀다. 리드오프 김상수가 3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 1도루 1볼넷으로 돌격대장 역할을 매끄럽게 수행했다. 김상수와 테이블 세터를 이루는 황재균도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빛났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도 펄펄 날았다.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길고 긴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 나왔다. 4번타자 박병호도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멀티 히트를 생산했다. 

안방마님 장성우는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NC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선발 2루수로 깜짝 기회를 부여받은 오윤석도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타격을 선보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 만루홈런, 3차전 결승 선제 2점 홈런의 주인공 배정대는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최근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KT는 지난달 30~31일 안방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졌다. 1차전에서 쿠에바스가 3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5-9로 무릎을 꿇었다.

2차전은 2-3 석패였다. 투수들이 NC 타선을 9회까지 3점만 내주고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이 문제였다. 9회말 무사 1·3루 찬스를 허무하게 날리고 2연패에 빠졌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오프를 거쳐 올라온 NC에 업셋(Upset)으로 무너질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꼴찌부터 시작해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KT의 저력은 무서웠다. 플레이오프 3차전 3-0 승리로 한숨을 돌린 뒤 4차전 11-0 대승으로 시리즈가 더욱 흥미로워졌다. 

반면 NC는 선발투수 송명기가 1⅓이닝 3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난타당하면서 그대로 무너졌다. 이재학을 뒤에 붙이는 1+1 전략도 통하지 않았다. 이재학까지 2⅓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진 여파 속에 무릎을 꿇었다. 

전날 3차전에서 영패를 당했던 타선도 이틀 연속 침묵했다. 6회말 2사 후 나온 손아섭의 안타가 이날 경기 7회까지 NC의 유일한 안타였다. 출루도 1회말 선두타자 박민우의 내야 땅볼 때 KT 3루수 황재균의 포구 실책으로 나간 것을 포함해 2번뿐이었다. 패배를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게임 내용이 좋지 않았다.

박민우가 4타수 무안타, 박건우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4번타자 제이슨 마틴도 2타수 무안타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을 믿고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NC의 신뢰가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한편 역대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기준, 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1~2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8.2%(15/17)다.

1~2차전을 패했던 팀이 3~5차전을 내리 따내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꺾은 게 최초의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이었다.

두 번째 '리버스 스윕'은 2009년 나왔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에 1~2차전을 졌지만 3~5차전을 쓸어담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다만 '리버스 스윕'의 드라마를 썼던 팀들은 안타깝게도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지는 못했다. 현대는 1996 한국시리즈에서 해태 타이거즈(현 KIA)에 2승 4패로 밀리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SK도 2009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넘지 못했다.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지만 트로피는 KIA의 차지였다. 

▲선발 라인업

-KT: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조용호(우익수).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KT는 3차전 타순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김상수, 황재균, 알포드, 박병호, 장성우, 문상철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박경수 대신 오윤석이 선발 2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철 KT 감독이 오윤석을 선택한 건 NC 선발투수 송명기와 상대 전적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오윤석은 송명기에 통산 7타수 4안타로 강했다. 오윤석이 7번 타순에서 송명기를 괴롭혀 주기를 기대했다. 박경수의 몸 상태와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것도 오윤석의 선발 출전 배경에 포함됐다.

플레이오프 8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인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도 변함없이 3번타자 자리를 지켰다. 타격감이 좋은 배정대는 그대로 하위 타선에서 게임에 나섰다. 

이강철 감독은 "박경수가 수비를 하고 조금 피곤한 것 같다. 내전근이 조금 딱딱하다고 들었다"며 "만약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게임 후반 대수비 투입은 가능하다. 오윤석이 송명기를 상대로 타율이 좋았고 현재 치는 감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발투수는 쿠에바스가 낙점됐다. 쿠에바스는 지난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75개를 던졌던 가운데 3일 휴식 후 4차전 마운드에 올랐다. 

-NC: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 송명기

NC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전날 3차전에서 우익수로 나섰던 손아섭이 지명타자로 돌아가고 박건우가 글러브를 끼고 다시 외야 수비에 나섰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포수 김형준 대신 베테랑 박세혁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강인권 NC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형준은 플레이오프에서 10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장타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강인권 감독은 "선발 라인업과 타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봤는데 결국 뒤에 나섰던 선수들의 컨디션보다는 기존 스타팅 라인업을 나간 선수들의 컨디션이 훨씬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선발투수는 우완 영건 송명기가 낙점됐다. 송명기는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이닝 2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이후 11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1회부터 뜨거운 마법사 방망이, 송명기를 무너뜨렸다

KT는 전날 플레이오프 3차전 3-0 승리의 기세가 4차전 1회초 공격까지 이어졌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황재균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NC 포수 김형준의 2루 송구가 외야로 빠지는 실책이 겹치면서 김상수는 3루까지 진루했다.

KT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재균이 무사 3루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알포드의 볼넷 출루로 주자를 더 모았고 1사 1·3루에서 박병호가 우전 안타로 3루에 있던 김상수를 홈으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얻었다.

KT는 계속된 1사 1·3루 추가 득점 기회도 살려냈다. 장성우의 중견수 뜬공 때 3루 주자 알포드가 재빠르게 홈을 파고들어 한 점을 더 보태 2-0의 리드를 잡았다.

▲KT '폭격'에 '붕괴'된 NC 마운드, 경기가 마법사 쪽으로 기울다

불붙은 KT의 방망이는 2회초에도 뜨거웠다. 선두타자 오윤석이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후속타자 배정대의 우전 안타와 조용호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찬스가 상위 타선으로 연결됐다.

NC 벤치는 여기서 선발투수 송명기를 베테랑 사이드암 이재학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추가 실점을 막고 2회말부터 반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재학은 KT 타선을 막지 못했다. 외려 제구가 흔들리면서 허무하게 추가점을 헌납했다. 김상수의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KT 3루 주자 오윤석, 2루 주자 배정대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면서 스코어는 3-0이 됐다.

KT는 1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김상수의 볼넷 출루로 흐름을 이어간 뒤 1사 1·3루에서 황재균이 1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4-0으로 도망갔다. 

이재학이 알포드를 좌익수 뜬공,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KT의 파상공세를 끊어냈지만 경기 주도권은 KT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이재학까지 무너진 NC, 반격의 의지를 상실하다

KT는 3회초에도 이재학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선두타자 장성우의 우전 안타와 문상철의 희생 번트로 또 한 번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후속타자 오윤석의 중전 안타 때 장성우가 3루까지 진루하고 NC 중견수 마틴의 송구 실책으로 타자 주자 오윤석이 2루까지 진루했다.

KT는 흔들리는 NC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전날 3차전 결승 선제 2점 홈런의 주인공 배정대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6-0으로 도망갔다. 


NC 벤치는 4회초에도 이재학을 믿고 갔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KT는 4회초 선두타자 황재균이 솔로 홈런을 폭발시켜 스코어를 7-0으로 만들었다. 2사 후에는 장성우도 홈런포를 가동, 8-0으로 점수 차를 벌리면서 NC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NC는 결국 투수를 우완 영건 이준호로 교체했다. 이준호는 문상철을 삼진으로 잡고 길고 길었던 4회초 수비를 끝냈다. 5회초에는 오윤석-배정대-조용호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결과론이지만 NC 입장에서는 투수교체 타이밍을 한 번 늦췄던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이준호를 조금 더 빠르게 투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빅게임 피처' 쿠에바스의 부활, 4차전 지배한 완벽한 피칭

KT 타자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에 쿠에바스도 멋진 호투로 화답했다. 쿠에바스는 1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을 3루수 황재균의 포구 실책 속에 1루에 내보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민우를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린 뒤 박건우까지 내야 뜬공으로 솎아 내면서 빠르게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잡았다. NC 4번타자 제이슨 마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깔끔하게 1회초 수비를 마쳤다.

쿠에바스는 2회말부터 더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권희동을 좌익수 뜬공, 오영수를 2루수 땅볼, 서호철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쿠에바스의 구위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더 날카로워졌다. 3회말 김형준을 우익수 뜬공, 김주원과 손아섭을 1루수 땅볼로 막아냈다. 

NC는 쿠에바스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 4회말 박민우가 중견수 뜬공, 박건우가 2루수 땅볼, 마틴이 투수 앞 땅볼에 그쳤다. 주축 타자들의 침묵 속에 이렇다 할 반격 기회가 없었다.

쿠에바스는 5회말에도 NC의 방망이를 묶었다. 권희동을 3루수 땅볼, 오영수를 2루수 땅볼, 서호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쿠에바스는 6회말 선두타자 박세혁을 삼진, 김주원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NC의 출루 자체를 봉쇄했다. 2사 후 손아섭에 중전 안타를 맞고 노히트 행진이 멈췄지만 곧바로 박민우를 내야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불타는 마법사 방망이, 승부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다

5, 6회 득점이 없었던 KT 방망이는 7회초 다시 NC를 두들겼다. 1사 후 김민혁의 볼넷, 오윤석의 안타, 배정대의 볼넷으로 주자를 모아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KT 타자들은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석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조용호의 중견수 뜬공 때 3루 주자 김민혁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9-0까지 격차를 벌렸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는 리드오프 김상수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김상수는 깨끗한 중전 안타로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스코어는 10-0으로 10점 차가 됐다. KT는 승리를, NC는 패배를 완전하게 직감하는 순간이었다. 

8회초에는 알포드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면서 KT의 더그아웃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불탔다. 스코어는 11-0이 됐고 KT는 5차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뒤늦게 터진 NC 타선, 참패 아쉬움 딛고 5차전 기약

NC는 홈 구장을 가득 메워준 홈 팬들 앞에서 마지막 순간 힘을 냈다. 8회말 선두타자 오영수의 2루타와 서호철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고 박세혁의 1타점 적시타로 길고 긴 무득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1사 후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로 11-2로 따라붙었다. 이미 게임이 KT 쪽으로 기운 뒤였지만 2경기 연속 영패의 참사를 피해감과 동시에 타자들이 타격감을 끌어올린 것은 수확이었다. 


KT는 8회말 2실점에도 넉넉한 리드를 여유 있게 지켜냈다. 9회말 엄상백이 NC의 마지막 저항을 잠재우고 KT의 11-2 대승으로 4차전 승부가 막을 내렸다.

KT와 NC는 오는 4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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