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는 경기도
깊어가는 천고마비의 경기도 가을이 절정을 향해 내달리며 달아오르고 있다.
수목원, 유원지, 인공폭포, 강…
그 어디를 가도 그림 같은 가을 정취가 각기 형형색색의 옷으로 가을의 깊이를 드러내고 있는 요즘, 경기도의 명소몇 곳을 소개한다.
◇예술적 아름다움을 갖춘 피아노 모티브의 인공폭포 ‘남양주 피아노폭포’
무엇보다 이색적인 피아노 모양의 화장실 앞으로 시원한 폭포가 떨어지는 남양주시 화도하수처리장에 있는 피아노폭포는 세계 최초, 최고 높이의 인공폭포와 어울리는 그랜드 피아노형 화장실을 설치했으며, 절개지에 철골로 따로 구조를 세워 인공암반 틀을 이용해 인공절벽을 만들었다. 남양주시가 소규모 하수처리장과 분뇨처리장, 축산폐수처리장을 운영하고 있는 화도푸른물센터의 혐오시설 이미지 탈피를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맑은 물 생산의 기능뿐만 아니라 친환경 시설로서 주민 휴식공간으로 단장한 곳이다. 가을에는 피아노폭포 주변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색색의 옷을 입어 또 다른 장관을 이룬다.
◇단풍과 억새가 수놓아진 물과 나무의 향연 ‘오산 물향기수목원’
물향기수목원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2006년 5월 개원한 곳. 주로 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식물원, 수생식물원, 호습성 식물원과 한국의 소나무원, 단풍나무원, 유실수원, 중부지역 자생원 등이 있다. 보유 식물은 가시연꽃, 미선나무 등 총 1930여 종이다. 물속, 물가, 물 위에서 사는 식물들을 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 주로 왕대 수종을 관찰할 수 있는 대나무원, 약 25종 250개체의 수국을 경험할 수 있는 수국원도 인기 탐방지이다. 또 생태적으로 습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으며,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가면서 관찰하는 습지의 모습이 아름다운 습지생태식물원도 빠지면 안 되는 코스다. 물향기수목원은 단풍이 가장 유명해 가을이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많은 품종의 단풍나무를 볼 수 있어, 품종별로 다른 점을 찾아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은행나무길이 아름다운 유원지 ‘여주 강천섬’
강천보에서 상류로 6㎞쯤 떨어진 강천섬은 넓이만 약 6만㎡에 달하는 큰 섬이다. 강천섬의 넓은 초원 주위로 무성한 갈대숲과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은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섬 중앙에는 2만㎡에 이르는 넓은 잔디광장과 놀이터가 조성돼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느티나무와 은행나무의 단풍이 카펫처럼 깔려 있어 장관을 이루는 강천섬은 특히 단양쑥부쟁이 자생지로 유명하다. 연한 보랏빛을 띠는 꽃인 단양쑥부쟁이는 ‘기다림’과 ‘인내’를 상징하며 한국인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 가족과 연인이 이곳을 찾는다면 강천섬힐링센터의 옥상전망대에서 남한강의 전망을 감상하거나, 긴 산책길을 조용히 걸으며 아주 널따란 잔디밭에서 탁 트인 하늘을 보며 휴식하기를 추천한다.
◇천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상징인 관광지 ‘양평 용문산관광단지’
양평 용문산관광단지는 197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으며, 관광지 내의 볼거리로는 용문사,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 정지국사 부도 및 비(보물 제531호), 용문산 지구전적비 등이 있다. 용문산관광단지에 가까워지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높이 1157m의 용문산이다. 관광단지를 품에 안고 있는 용문산의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이 만들어 낸 절경은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 용문사에 가면 뭐니 뭐니 해도 은행나무다. 높이 60m, 둘레 12m가 넘고, 나이는 약 1100년에서 1300년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 생존하고 있는 은행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됐다.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이기도 하며,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어 있다.
◇물에 비친 오색으로 물든 풍경이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 ‘양평 두물머리’
양평 두물머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합쳐지는 곳이자 한강의 시작이 되는 지점이다. 이른 아침 피어나는 물안개와 일출 황포돛배 그리고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어우러져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다. 두물경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하나가 되는 곳이다. 두물경으로 걸어갈 때는 데크길을 이용할 수도 있고, 흙길을 따라 걷기도 한다. 가을이면 양평 두물머리를 둘러싼 크고 작은 산들이 오색으로 물들게 되는데 그 모습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비춰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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