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첫 정찰위성 30일 발사…北도 이달 3차 발사 시도 가능성
이른바 '425 사업'으로 불리는 군 독자 정찰위성 사업이 오는 30일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올해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 역시 이달 중 3차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 우주 공간에서 '남북 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3일 취임 후 처음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 군의 첫 번째 독자 정찰위성이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다”고 밝혔다. 해당 위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할 계획이다.
軍 정찰위성 개발 시작 약 6년 만에 1호기 발사
이번 위성 발사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대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대를 도입하는 425 사업의 일환이다. 2018년 사업비 1조2214억원으로 개발이 시작돼 지난해 1호기 발사를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이달 EO·IR 위성이 궤도에 안착하면 2025년까지 나머지 SAR 위성 4기를 계획대로 띄운다는 방침이다.
군 당국은 독자 정찰위성을 통해 0.3~0.5m 해상도로 북한 주요 군 시설을 들여다볼 수 있다.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는 등 킬체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2시간마다 한반도 상공을 정찰하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에는 무리가 있다. 이 같은 공백은 초소형 영상 레이더 위성을 개발해 보완하겠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감시정찰 자산의 핵심전력으로서 독자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된다”며 “북한의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대비해 우리 군의 우수한 과학기술 역량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北 위성, 러시아 자문 받고 이달 중 3차 발사 가능성”
북한이 예고한 3차 위성발사도 이달 중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월 내 발사를 예고한 3차 발사는 이미 기한을 넘긴 상태다. 신 장관은 “여러 정황을 볼 때 1~2주 내에 발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11월 말 정도에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단 엔진의 기술적 결함을 보완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로부터 자문을 받는 점도 발사 연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신 장관은 봤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기술 지원을 얘기했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실패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다시 한 번 쏘아보자고 할 수도 있지만, 러시아에서 구체적 기술 지도가 와서 시간이 지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9·19는 ‘악조치 중 악조치’…당당하게 국민 설득할 것”
이날 신 장관은 9·19 군사합의 문제점을 재차 강조했다. 9·19 합의가 정한 비행금지구역으로 군단급 무인정찰기(UAV) 운용이 제한됐다는 점을 들어 갱도나 산의 후사면에 숨은 북한 장사정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신 장관의 주장이다.
신 장관은 “내 눈으로 보고 상대를 믿는 걸 할 수 없으니 상대를 오해하게 되고 과잉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9·19 합의는 군비통제와 긴장완화에 완전히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9·19 합의를 ‘악조치 중의 악조치’로 규정한 그는 합의 효력중지에 대해 “유관 기관을 설득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당당하게 국민에게 설명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하마스 기습 보고 ‘전율’…다음엔 우리 차례 될 수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연관 지어 북한의 위협을 바라보기도 했다. 신 장관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소식을 접한 아침 전율을 느꼈다”며 “다음엔 우리 차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이 예상하는 북한의 초기 공격 양상이 (하마스와) 같다”며 “북한은 이번에 하마스 사태로 장단점 분석해 공격 양상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선에서 맞붙는 정규전 외에 하마스와 같이 글라이더 등 비정규전 특수부대로 후방 침투를 벌이는 ‘하이브리드전’ 작전 개념이 소련, 중국, 북한을 거쳐 중동에서 응용·발전돼 하마스의 기습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편 신 장관은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 채 상병 사건을 놓고 지휘관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경우 교체할 만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아 임기를 보장하고,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서는 임기가 다 돼 보직을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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