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집 갈아타기' 주춤…서울 아파트 매물 8만건 쌓였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 지속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한 결과로 풀이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3845건 가운데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매입은 874건(22.7%)으로 나타났다.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은 비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이 26.1%(1만7509건 중 4565건)를 차지했는데, 이는 반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7~8월에도 24~25%대 비중을 차지했지만 9월 들어 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상반기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이 늘어난 것은 특례보금자리론,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 컸다. 또한 서울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경기, 인천 등에서 서울로의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도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반등했고, 이전 최고가를 회복하는 단지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시작됐다. 시중금리 상승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종료,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등도 매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값 하락기를 틈타 서울 주요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도·매수인 간 가격에 대한 간극이 커 이를 조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이어진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아파트값 상승률은 일주일 전과 같은 0.07%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에서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일부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매도·매수인 간 거래희망가격 격차로 인해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보이며 지난주와 유사한 수준의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거래가 줄면서 시장엔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4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실이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많다. 이날 매물 건수는 한 달 전 (7만465건) 대비 14.2% 증가했다. 지난 한 달 사이에만 신규 매물이 9987건 쌓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중단된 10월 이후 늘었던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이자 부담이 늘면서 주춤해질 여지가 있다”면서 “'금리 인상은 곧 아파트값 하락'이란 시장 참여자들의 '학습효과' 또한 매수자들의 관망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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