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국가' 포기한 채 중·러 올인…핵개발 위해 '선택과 집중'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에 맞서 북한은 최근 통상적인 외교 네트워크를 대폭 축소하면서까지 중·러 양국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최우선 목표인 핵·미사일 고도화 및 체제 안정을 위해 외교·군사·안보 분야의 선택과 집중에 나선 셈이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수년간 이어진 식량난 속 한정된 자원을 중국과 러시아에 '올인'하며 북·중·러 밀착 역시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북한은 친밀한 외교 관계를 유지해왔던 아프리카·유럽·아시아 지역의 재외공관을 연이어 폐쇄했다. 우간다와 앙골라·스페인 대사관은 물론 외화벌이와 물품 조달의 허브 역할을 했던 홍콩 총영사관도 문을 닫았다. 특히 우간다의 경우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비동맹 전통이 강한 대(對)아프리카 외교를 추진하는 거점국이었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과 우간다는 군사적 협력에 나설 정도로 깊은 외교 관계를 맺었다.
'거점국' 우간다, '허브' 홍콩까지 폐쇄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는 3일(현지시간) 북한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향후 전체 재외공관의 4분의 1가량을 폐쇄하는 조치가 잇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 역시 지난달 31일 북한의 재외공관 연쇄 철수 배경에 대해 “대북제재 강화로 외화벌이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에 더는 공관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재외공관을 폐쇄하는 이유로 “외교 역량의 효율적 재배치”를 꼽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변화된 국제적 환경과 국가 외교정책에 따라 다른 나라 주재 외교 대표부들을 철수 및 신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가의 외교적 역량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운용하는 것은 주권국가들이 대외관계에서 국익증진을 지향하여 진행하는 정상적인 사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北 위성 발사준비 "성공확률 높아"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일이 미뤄지는 가운데 북한은 최근 엔진과 발사장치 점검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라며 “러시아에 기술자문을 받은 것으로 보여 성공 확률이 높아질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준비 중이란 점은 위성사진에서도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3일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19·21·26일 늦은 저녁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에서 불빛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과거 이곳에서 광명성 3·4호 등 관측 위성을 시험 발사했다. 위성발사장 일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일체의 불빛이 감지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위성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식량·원유 공급…제재 회피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고받은 축전·답전에도 북·중 협력 의지가 담겼다. 김정은은 지난달 1일 시 주석에게 보낸 신중국 건설 74주년 축전에서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들어선 북·중 친선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 2일 답전을 통해 “국제 및 지역 정세가 심각하고 복잡하게 변화되고 있는 속에서 중·북 관계가 시대와 더불어 전진하고 발전하도록 추동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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