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고유가 덕분에…정유 4사 3분기 호실적

박해리, 이희권 2023. 11. 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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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미국에 이어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등한 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차량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상반기 내내 고전했던 정유업계가 고유가와 여름철 성수기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부활했다. 국내 주요 정유기업은 일제히 직전 분기 대비 10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흑자 전환했다. 석유사업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고 배터리사업 적자폭은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3일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 19조8891억원, 영업이익 1조56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1조1619억원, 영업이익은 1조6699억원 늘며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2.04% 증가했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조465억원을 49.4%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 넘게 올랐다.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한 데 힘입어 석유사업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12조3228억원의 매출과 1조11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직전 분기 4112억원의 손실을 완벽히 만회했다.

미국 '2023 에디슨 어워즈'에서 동상을 수상한 SK온의 NCM9 배터리. 사진 SK온


화학사업은 매출 2조8997억원, 영업이익 2370억원을 올렸고 윤활유사업은 전분기 대비 18억원 개선된 261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직전 분기 대비 112억원 증가한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배터리사업(SK온)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조17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손실은 역대 최소 규모인 86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3447억원)와 2분기(-1315억원)에 이어 꾸준히 적자폭을 줄여나갔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효과도 누렸다.

김경진 기자


앞서 에쓰오일 역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9% 증가한 8589억원을 기록했다. 정유 부문에서 매출 7조1987억원, 영업이익 666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3분기 매출 5조8235억원, 영업이익 319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 원유 감산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고 계절적 요인을 포함한 수요 증가에 따라 복합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83.9% 올랐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 역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주요한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실적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게 되면 정유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들여왔던 원유를 정제해 팔아 이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당분간 고유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춤했던 국제 유가는 이날 미국에 이어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시장에 낙관적 분위기가 조성, 일제히 급등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2.02달러(2.5%) 오른 배럴당 82.46달러에 마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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