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바람 부나…시작되는 '공천 변수'에 국민의힘 '웅성'

김민석 2023. 11. 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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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지도부·중진·친윤, 험지 출마 해야"
'의원수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 세비 축소' 포함
당내선 "비전 없는 험지 출마 요구는 무리" 반발
일각선 "'국민 눈높이 맞는' 혁신안 받아야" 주장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년 공천과 관련한 '폭탄'을 던지면서 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 그리고 친윤(親윤석열) 의원들을 향해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공천 변화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는 관측이다.

이에 당내에선 당이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험지 출마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희생정신을 갖고 이번 혁신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하는 모양새다.

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3차 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 중진 의원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 및 험지 출마 등을 담은 '2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앞서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등의 징계를 취소하는 '통합'에 방점을 찍은 1호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어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계속해서 당내의 희생을 주장하며 2호 혁신안에는 '희생'을 강조하는 안건이 담길 것이라 예고했다.

이날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2호 혁신안에는 당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의 불출마 및 험지 출마와 함께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세비 개혁 △현역 국회의원 적정 평가 후 하위 비율 20%에 대한 공천 원천 배제 등이 담겼다.

인 위원장은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지역 어려운 곳에 출마하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과거에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이 이득을 갖게 됐는데, 국민에게 모든 것을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 희생하는 새로운 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현역 의원들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를 당에 제출하고 추후 당헌·당규에 명문화함과 동시에 공직 후보자들의 경우 공천심사 시 포기 서약서를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했다"며 "지금 국회의원이 구속된 경우에도 무죄 추정 원칙이란 틀 속에서 세비가 계속 지급되고 있다. 앞으로는 국회의원이 구속될 경우 세비를 전면적으로 박탈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당내에선 이 같은 혁신안에 불만이 분출하는 모양새다. 내년 총선이 5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구를 포기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에서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지역구 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지역이다. 중앙정치는 오히려 곁가지"라며 "지역을 한 번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 노력을 한 사람들에게 그냥 나가라는 건 앞선 업적들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당에서 혜택을 받았다는 의미로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건 좋은데 당에서도 수도권에 나갔을 때 당의 이름을 걸고 이길 수 있다는 비전을 줘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희생은 누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번 혁신안을 불꽃 삼아 희생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우리 당의 위기가 오게 된 건 국정운영과 당 운영에서 국민의 뜻과 반대되는 부분들이 있어서가 아니었느냐"라며 "그동안 선당후사하라고 얘기했던 분들이 진짜 선당후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이를 잘 받아들여 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의원도 "실제 공천 시즌에 들어가면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혁신안이니 당 지도부도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이 우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안의 대상에 포함된 김기현 대표는 절차에 따른 논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날 혁신위원회의가 끝난 뒤 당사를 찾아 "혁신위에서 여러 가지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오면 우리 당에서 정식적인 논의 기구와 절차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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