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태' 뱅크먼-프리드, 사기 등 7개 혐의 유죄…"수십년 징역형 예상"

내년 3월 선고 공판

미국 법원이 고객 돈을 수십억 달러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에게 유죄 판단을 내렸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의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지난 15일간 증언을 청취한 뒤 이날 4시간에 걸친 숙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뱅크먼-프리드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의 혐의와 관련해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 수십억 달러를 횡령한 혐의에 대해 "실수는 있지만 불법이나 고의는 없었기 때문에 무죄"라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2019년부터 FTX가 무너진 지난해 11월까지 고객 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상환하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봤다.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달러를 뿌리는 등 정치 후원금도 불법으로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뱅크먼-프리드는 수십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3월28일 열린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뱅크먼-프리드가 저지른 사기행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범죄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은 그가 계속 무죄를 주장하는 만큼 끝까지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는 지난해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해 12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올해 8월 보석이 취소되면서 구속됐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