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좌장 정성호 일침 "김포 편입은 해악, 野 정면돌파 왜 피하나"[스팟인터뷰]

정용환 2023. 11. 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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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4선·경기 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대한 당 지도부의 로우키 대응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정 의원은 “김포의 서울 편입은 김포에 도움이 아니라 해악만 된다”며 “민주당이 정면 돌파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작정하고 던진 김포시 편입을 포함한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에 민주당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침을 놓은 것이다. 편입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부 지역구가 자체 여론조사에 나서자 당 전략기획위원회는 지난 1일 “섣부른 찬반 입장을 내기보단 당분간 여론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의원들에게 공지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21대 국회 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 정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김포의 숙원사업인 서울과의 철도 연결 문제만 봐도 답이 명확하다”며 “김포 시민 입장에선 서울 편입이 손해”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Q : 다들 조심하는데 왜 공개 반발했나.
A : “이 문제는 원칙을 갖고 정면으로 반박해야 하는 문제지, 유권자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할 문제가 아니다. 특정 지역 의원들이 강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결국 서울로의 이전이 김포 전체에 발전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나면 대응 방식도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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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김포 지역 교통 문제 해결에 왜 도움이 안 된다는 건가.
A : “김포시와 서울시 간 철도 연결은 광역철도가 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사업 예산의 70%를, 광역 지자체와 기초 지자체가 나머지를 15%씩 부담한다. 김포시민의 부담이 15%에 불과하다는 거고, 서울시 입장에서는 추가 인프라를 설치할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예산이 안 든다. 반면에 ‘서울시 김포구’로 바뀌면 상황이 달라진다. 도시철도 사업은 중앙정부가 예산의 40%를 부담하고 지자체가 60%를 부담한다. 서울시 입장에서 뭐하러 그 큰돈을 들여 김포구에 철도를 놔주려고 하겠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월 25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운양역에서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서울시 김포구의 이득이 없을까.
A : “일부 지역의 집값이 좀 올라갈 순 있겠지만 그것도 큰 의미가 없게 될 거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에게 ‘경기 양주에 건설폐기물 매립장을 짓게 해주면 지하철 5호선을 양주까지 연결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온 일이 있었다. 결국 내가 거절해서 무산되긴 했으나, 지자체가 분리돼있으니 그런 제안도 주고받으면서 지역 발전을 꾀할 수라도 있는 거다. 서울시 김포구가 되면 시 입장에서 구를 일방적으로 설득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폐기물처리장 등 서울시의 님비(NIMBY) 시설이 김포구로 다 넘어가게 되면 집값 잠깐 오른 게 무슨 대수가 되나.”

Q : 그럼에도 “김포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하면 사실상 이미 서울이 된 것 아닌가.
A : “통계가 틀렸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으로, 김포의 서울 출퇴근·통학 인원은 전체의 12.7%다. 심지어 경기도 전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이 비율 순위를 매기라고 하면 김포가 11번째다. 백번 양보해서 출퇴근 인구 비율을 서울 편입의 근거로 삼는다고 쳐도, 앞선 10개 지자체가 먼저 편입된 다음에 김포 순서가 와야 맞다.”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의 한 건널목에 서울특별시 편입이 좋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뉴스1

Q : 서울의 면적이 넓어지고 인구가 늘어나면 ‘메가 서울’로의 장점이 생기진 않나.
A : “장점이 아닌 리스크가 더 커진다. 김포는 북한 접경지다. 서울이 김포 땅까지 확장되면 우리나라 수도가 접적(接敵)지로 변한다. 북한이 ‘서울시 김포구’에 사소한 군사 도발이라도 해 분쟁이 일어났다고 치자. 수도 서울이 공격받는 순간 국가 전체의 안보 리스크가 커지게 되고, 대외 신인도가 위협받게 된다. 그 밖에도 국가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계속 서울을 키우고 서울 인구를 늘리면 국가 전체적인 인적·물적 자원 배분에 심각한 왜곡이 일어난다.”

Q : 이런 소신이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살까 걱정되지는 않나.
A : “우리 국민이 여당의 이 기획이 그야말로 포퓰리즘성 총선용 공약이라는 사실을 아실 거라고 믿는다.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독자적인 지역 발전 계획을 짜는 게 더 어려워진다. 중요한 건 김포 시민들이 어떤 게 김포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해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택하는 거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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