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 31주년 스페셜! 31인의 모던 뮤즈 (3)
김지회 2023. 11. 3. 11:02
「 TWIGGY 」
‘60년대 뷰티 뮤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물. 트위기는 마스카라를 두껍게 발라 아이래시를 강조한 반항적 무드의 아이 메이크업과 옆으로 넘긴 앞머리에 중성적인 보브 커트 헤어스타일로 1960년대 뷰티를 다시 정의한 유행의 선구자다. 아직까지도 뷰티 트렌드가 시작되는 컬렉션 백스테이지나 뷰티 화보에 그 옛날의 ‘트위기 메이크업’과 ‘트위기 컷’ 룩이 등장하는 걸 보면 그녀가 엄청난 유행을 불러일으킨 시대의 아이콘임은 분명하다.
「 JANE BIRKIN 」
얼마 전 생을 마감한 제인 버킨을 애도하며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그녀를 ‘프랑스의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칭했다. 프렌치 시크 아이콘으로 많은 여성의 워너비였던 제인 버킨은 클래식 아이템으로 가장 완벽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그뿐 아니라 그녀는 세르주 갱스부르의 아름다운 연인, 샤를로트 갱스부르를 포함해 세 명의 아이를 키워낸 강인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 패션을 넘어 커리어와 인간적인 모습까지 완벽한 그녀의 삶은 여성에게 영원한 영감이 될 터.
「 ANNIE LEIBOVITZ 」
오바마, 클린턴 같은 유명 정치인부터 존 레넌, 데미 무어 같은 톱스타까지. 그녀의 렌즈 앞에 서면 모두 무장해제라도 한 듯 자연스러운 얼굴을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진을 통해 누군가의 본연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한다. 그뿐 아니다. 그녀가 9·11 테러 사건이나 사라예보 전쟁 현장에서 기록한 사진은 우리가 직면한 절망적 순간을 돌아보게 만든다. 상업사진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이라 평가받는 애니 리버비츠는 그 비결을 자신의 신념으로 꼽는다. ‘최고의 사진을 찍기 위해선 그곳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믿음이다.
「 VIVIENNE WESTWOOD 」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펑크 패션을 만들어낸 대모이자 직접 펑크 정신을 보여준 선구적 인물이다. 남성복 재단법으로 여성복을 만들고, 여성 억압의 상징인 코르셋을 겉옷으로 재해석해 가부장적인 성차별론자들을 통쾌하게 골탕 먹였다. 기후 변화와 인권 탄압 같은 사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70대가 돼서도 시위대를 이끌 정도로 에너제틱했던 그녀가 남긴 것은 바로 유쾌한 저항, 펑크 정신 그 자체 아닐까?
「 JIN SOON CHOI 」
뉴욕에서 활동하는 네일 스페셜리스트 최진순. 2001년부터 뉴욕 패션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후 2002년 비욘세와 함께한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포텐’이 터지며 약 20년 넘게 뉴욕 패션위크와 할리우드 스타들의 섭외 0순위 아티스트로 활약 중이다. 2014년 ‘High Fashion In a Bottle’이라는 메시지 아래 자신의 이름을 딴 ‘진순(JINSOON)’ 브랜드를 론칭해 다채로운 색감의 네일 컬러 제품들을 선보이는 중. 각 분야의 ‘최고’들이 원하는 그녀는 여성의 손톱에 아름다운 제스처를 입히며 진순만의 아트를 그려가고 있다.
「 KRISTEN MCMENAMY 」
나이가 들면 꼭 트렌드에서 멀어져야 할까? 60대의 크리스틴 맥메너미는 여전히 패션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1980년대부터 모델 활동을 한 그녀는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으로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트렌드를 흡수한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어떤 패션 인플루언서보다 ‘힙’한 사진으로 가득하고,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그녀를 런웨이에 세우기 위해 러브 콜을 보낸다. 그녀를 보면 멋있게 나이 든다는 건 꼭 점잖거나 우아한 모습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 NARGES MOHAMMADI 」
“감옥의 벽이 시야를 차단한다 해도 나는 그 너머 지평선과 미래를 본다.”2023년 노벨 평화상은 ‘수감자’가 수상했다. 열세 차례의 체포, 다섯 번의 유죄 판결, 선고 기간은 총 31년. 히잡이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라고 주장한 탓이다. 옥중에서도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서신으로 구금된 이란 여성들에게 가해진 성적 · 신체적 학대를 고발한다. 여성과 생명, 자유를 부르짖는 목소리는 지금도 철창 너머로 울려 퍼진다. 거리로 뛰어나와 히잡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 소녀들은 더욱 용기를 낼 것이다.
「 RIHANNA 」
에이셉 라키와 첫아이를 임신하고 ‘넘사벽’ 임산부 패션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리한나. 한껏 부푼 배를 시원하게 드러내는 건 기본, 벨리 체인 같은 액세서리를 더해 배를 강조하거나 가슴골까지 노출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임신한 여성은 섹시할 수 없나요?’ 파격적인 스타일 속에 담긴 그녀의 질문은 한동안 패션계에서 D라인을 가장 ‘핫’한 몸매로 등극시켰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