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산책]소리를 가로지르는 '여행'…타렉 아투이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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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운드는 사용 방법과 작업 방법에 따라 음악이 될 수도, 에너지원이 될 수도, 조작되는 감정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그 너머에서 나는 소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객관화 되기를 바란다."
지난 20년 동안 전자음악, 라이브 공연,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새롭게 결합하고 실험적 사운드를 선보여온 레바논 출신 작가 타렉 아투이의 한국 첫 개인전 '타렉 아투이: 더 레인'이 3일 부터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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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장·옹기장 협업 통한 전통악기·기물 탐구
"모든 사운드는 사용 방법과 작업 방법에 따라 음악이 될 수도, 에너지원이 될 수도, 조작되는 감정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그 너머에서 나는 소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객관화 되기를 바란다."
지난 20년 동안 전자음악, 라이브 공연,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새롭게 결합하고 실험적 사운드를 선보여온 레바논 출신 작가 타렉 아투이의 한국 첫 개인전 '타렉 아투이: 더 레인'이 3일 부터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된다.
전시 제목 '더 레인'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번 전시는 4대 원소(물·불·흙·공기) 중 물에 주목해 작가가 구현한 다양한 물의 소리가 주인공이다.
작가는 2019년 리서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뒤 서인석 악기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 정희창 옹기장, 젊은 도예가 강지향 등 한국의 장인들과 협력하며 지난 5년간 한국적 소리와 자신의 조형언어의 결합을 탐구하고 연구한 결과물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전시장 2층에는 한국의 대북 장구, 꽹과리 등 전통 타악기들을 해체한 뒤 새롭게 재해석한 '악기' 40여개가 전시됐다. 해체된 북에서 분리된 북피(드럼헤드) 대신 종이나 고무, 도자판을 붙인 새로운 악기는 전에 없던 낯선 소리를 관객에게 들려준다.
회전하는 나뭇가지가 도자로 만들어진 드럼헤드를 긁어 내는 소리는 거친듯 하면서도 일정한 간격에 맞춰 이내 안정감 있는 박자로 내려앉는다. 옹기 오브제가 달린 북채는 기존의 나무 북채와는 전혀 다른 힘있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작곡가이자 사운드 퍼포머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층적이면서도 개방감 있고 역동적인 소리와 악기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지속해왔다. 그는 새로운 제작 방식을 탐구하는 대규모 협업 퍼포먼스로 명성을 얻었는데,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에는 우리 전통 타악기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악기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한국 전통음악과 그 속에 내포된 철학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사운드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앞서 작가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한국 전통 악기를 재해석한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비의 서곡(Prelude to Rain)'(2023)을 선보이며 독특하고 실험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타렉 아투이의 이런 시도는 소리의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 측면에 대한 관객의 인식을 새롭게 바꿔놓는다. 또한, 악기 제작의 역사 고찰와 탐구, 새로운 시도 너머 작가는 음향 요소에 대한 우리의 경험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전시장 1층에는 관람객이 직접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작가가 선별한 다양한 오브제를 만지고 흔들며 관객들은 자신만의 연주를 즐길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는 어린이를 위한 워크숍 퍼포먼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몸과 소리, 악기가 하나되는 순간을 좋아한다고 고백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 실험에서 일상 속 오브제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과 함께 여러 도구를 사용해 새로운 듣기 방식을 탐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21일까지. 유료 관람.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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