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이준석 메시지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건 의미없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내세운 '징계 취소(대사면)'에 대해 당사자인 이준석 전 대표가 냉랭한 반응을 보낸 데 대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개별적 반응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이 전 대표 메시지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날 국민의힘 최고위는 당 혁신위원회 제안에 따라 이 전 대표, 홍 시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 취소를 의결했지만 홍 시장은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는 치욕)"이라며 격분했고 이 전 대표도 "‘안녕 얘들아, 고생이 참 많다. 지지율이나 올려라"는 냉랭한 반응만 보였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개별적 반응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별적인 반응 하나하나에 대응하기 시작하면 사실 당내에 갈등의 진폭만 더 깊어지지 않을까"라고 말을 아꼈다.

홍 시장에 대해서도 "(홍 시장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정치 메시지를 자주 낸다. 과거에도 여러 메시지를 내왔던 적들이 있습니다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메시지의 톤과 그 기조가 달라지는 모습들을 여러 번 봐 오기로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홍 시장 개인의 글이기 때문에 대구 시정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당 내부에서도 '대사면'에 이견이 있었지만, 혁신위에 전권을 준 만큼 혁신위를 존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최고위원은 "(혁신위는) 우리 내부가 먼저 단단하게 통합될 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한 뼈를 깎고 가죽을 벗겨내는 혁신의 길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 이렇게 얘기한 만큼, 혁신위원회가 당내의 화합과 통합을 위해서 과거 있었던 징계의 일괄 취소가 필요하다 이렇게 건의한 만큼 다른 이견을 갖고 계시는 많은 당원들이 있는 상황이지만 혁신위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전날 SNS를 통해 이 전 대표를 두고 "한번 바람나 가출했던 사람이 두 번 가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 당 지도부가 무지하고 태평스럽다"고 지도부를 저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는 ‘가출’이라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다"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과하게 위기를 부풀려서 과연 어떤 정당에서 이로운가,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찾은 것을 두고도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김 전 비대위원장은) 한국 정치사에 굉장히 큰 역할들을 해왔기 때문에 개인적인 고민이 있거나 또 정치적인 방향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청해 듣는 경우들도 광화문 사무실을 찾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며 "만나서 같이 얘기를 나눴다는 것으로 정치적인 다른 행동이라든지 이렇게까지 연결 짓는 건 조금 나간 해석"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