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칼럼]국내 방산전시회 통폐합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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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성남 서울공항에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이 열렸다.
방산기업들이 국내 전시회를 울며 겨자 먹기로 모두 참가하면서 정작 중요한 해외전시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가장 꺼리는 대표적인 전시회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Korea)'이다.
국무총리실은 2008년 각 군이 주최하는 방산 전시회가 난무하자, DX-KOREA와 서울 ADEX를 통합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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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기업 참가 강요해 해외전시회 준비 소홀
주객전도 방산전시회 구조조정 시급
지난달 성남 서울공항에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이 열렸다. 34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했고 해외군 관계자만 55개국 114명(수행원 포함 350명)이 찾았다. 현장은 인산인해였다. 그야말로 ‘K-방산’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전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다. KF-21는 시범 비행까지 선보이며 서울 상공을 압도했다. 한미동맹의 견고함도 보여줬다. 미군은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를 동원해 기동 비행까지 선보였고 핵무장이 가능한 B-52 전략폭격기도 전시장 상공을 통과하며 한미동맹 70주년을 축하했다.
화려한 전시회였지만 국내 방산기업들은 웃지 못했다. 특히 방산 중소기업들이 그랬다. 전시관은 총 6개로 구성됐는데 중소기업들만 한 전시관에 모아놓아 관람객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완성품이 아닌 부품만 전시해 일반인들도 발길을 돌렸다. 중소기업들은 협력사 자격으로 대기업 옆에 나란히 서고 싶었다. K-방산은 대기업의 힘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방산 대기업들도 속마음은 복잡했다. 줄줄이 시작되는 또 다른 전시회 때문이다. 각 방산 기관과 군은 해마다 국방과학기술대제전, 대한민국 방산부품장비대전(방위사업청), 대한민국 군수산업발전대전(육군 군수사·교육사), 대한민국 전력지원체계 전시회(한국국방MICE연구원) 등을 줄줄이 개최한다. 각 기관들이 ‘K-방산’을 앞세워 방산기업들의 참여를 강요한다.
방산기업들이 국내 전시회를 울며 겨자 먹기로 모두 참가하면서 정작 중요한 해외전시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국내 방산 전시회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 3대 메이저 방산 전시회인 판보로에어쇼, 파리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처럼 ‘K-방산전시회’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가장 꺼리는 대표적인 전시회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Korea)’이다. DX-Korea는 짝수 연도에 격년제로 열리는 전시회다. 주최 측에서는 지상군 무기체계를 특성화한만큼 참여업체가 외국 바이어들을 직접 만날 기회라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방산기업들은 다른 전시회와 차이점이 없다고 지적한다.
DX-KOREA는 내부사정도 복잡하다. 내년 행사를 앞두고는 주최사와 주관사가 법정 다툼에 나서는 등 분쟁을 겪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DXK는 매년 전시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일부를 육군협회에 육군발전기금 명목으로 기부해야 하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결국 법정까지 갔다.
DX-KOREA로 인해 ‘K-방산’이 망신을 당한 사례도 있다. 2020년 외빈들 앞에서 진행한 사격 시범에서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이 오발 사고를 냈다. DX-KOREA와 육군은 서로 외빈을 초청하지 않았다며 발을 뺐다. 전시회에 참가한 육군 장병들은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주최 측은 야외전시장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K-방산’기업들의 이미지만 바닥으로 추락했다.
국무총리실은 2008년 각 군이 주최하는 방산 전시회가 난무하자, DX-KOREA와 서울 ADEX를 통합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이마저 흐지부지됐다. 오히려 전시회는 더 늘었다. 주객이 전도된 방산전시회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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