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중국 매출 둔화…증시 랠리 복병된 '애플'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동결 이후 시장은 이틀째 회복을 이어갔습니다. 내년 상반기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이어갔습니다. 애플이 부진한 실적을 내기전까지 말입니다. 애플은 중국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장 마감 후 3%대 급락 중이고, 나스닥 선물도 현지시각 오후 7시 35분 현재 -0.35%로 약한 흐름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날 장 마감까지 시장은 올초 랠리를 연상케 하는 강한 흐름을 연출했습니다. 현지시간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9% 오른 4,317.78, 나스닥은 1.78% 상승한 1만 3,294.19에 거래됐습니다. 다우존스 지수도 1.7% 강세를 보이며 3만 3,839.08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 사실상 금리인상 종료…장기국채 금리는 이틀째 급락 미국 주간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외에 특별히 시장을 자극할 발표가 없는 상태에서 실적 발표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지난달 27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21만 7천 건으로 직전 주보다 5천건 증가하고, 4주 평균 신청수는 21만 건으로 2천명 증가했습니다. 소폭 실업자가 늘었지만 역대 평균 30만건에서 떨어진 수치입니다. 시장은 이날 발표보다 내일로 예정된 노동부의 10월 고용 데이터에서 신규 일자리가 15만 건으로 둔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카도 CME그룹 페드워치 집계에서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 전망은 전날과 동일하게 동결 기대가 80.2%에 달했습니다. 해당 설문에서 글로벌 IB들은 내년 6월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2년물이 이날 2.2bp 오른 4.993%로 올라선 반면 장기물인 10년물은 13bp 떨어진 4.661%, 30년물도 16.9% 급락한 4.805%를 기록했습니다. 전세계 자산의 벤치마크인 미 장기국채가 안정을 찾으면서 위험자산 반등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 실적에 환호하던 증시…찬물 끼얹은 대장주 애플
지난 3분기 기준 실적 시즌을 맞아 실적에 일희일비하던 증시는 이날 장 마감 후 애플이 공개한 성적표에 큰 실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폰의 성장 둔화와 중국 내 판매 타격이 숫자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이날 오후 늦게 2023회계연도 4분기(6월~9월) 기준 매출액 89억 5천만 달러, 주당순익은 1.46달러를 기록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각각 예상치인 89억 2,800만 달러와 주당 1.39달러 실적을 넘어선 깜짝 실적입니다.
하지만 세부 데이터에서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성장 둔화, 이를 보완하던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의 위축, 고가 라인업이던 맥북 성장이 꺾이면서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새로운 아이폰15 판매량 데이터는 일주일치 정도 반영된 상태에서 스마트폰 매출은 438억 1천만 달러로 예상과 동일했지만, 맥북 매출은 예상보다 10억 달러 가량 낮은 76억 1천만 달러, 웨어러블은 9천만달러 적은 93억 2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지역별로 북미를 제외한 유럽, 일본에서 매출이 줄었고 특히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150억 8,400만 달러로 지난해 154억 7천만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화웨이의 고성능 스마트폰 출시와 중국 정부의 아이폰 판매 규제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이날 마감 이후 애플 주가를 3.05% 끌어내렸습니다.
● 창업 20년 만에 최대 실적 팔란티어…아마존 위협하는 쇼피파이 '폭등'
개별 종목 가운데 전쟁과 인공지능 열풍으로 수혜를 입은 팔란티어가 흑자폭을 늘리며 장중 20.4%대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팔란티어는 3분기 조정주당순익 7센트로 예상 6센트를 넘어섰고, 순익은 7,200만 달러로 지난 분기(2,800만달러) 대비 157% 성장했습니다. 군사와 보안 분야 정부 매출이 작년 대비 12% 늘었고, 기업체의 인공지능 플랫폼(AIP)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23% 매출 증가의 수혜를 봤습니다.
팔란티어는 인공지능플랫폼의 유료가입 기관 대상 체험버전인 부트캠프가 11월에만 140곳으로 절반 정도가 확정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는 이날 주주서한에서 "20년 역사상 최대 수익으로 S&P500 편입 자격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 상업시장이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대규모 언어모델 등 인공지능 분야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아마존과 경쟁하는 이커머스 기업인 쇼피파이도 예상 밖 실적을 내며 이날 하루 22% 강세를 보였습니다. 쇼핑몰 사이트 개설과 결제, 배송 등을 컨설팅하는 판매자 솔루션 매출 12.3억 달러, 구독 솔루션은 4억 8천만 달러로 전체 매출이 작년보다 25% 증가했습니다.
할리 핀켈스테인 사장은 "미국 소비자들의 회복력이 대단하다"면서 "대형 유통 업체들의 옴니채널 구축에 성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존과 같은 경재 기업도 제휴를 맺어 매출 창구를 늘렸고, 쇼피파이 매직 등 챗봇과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까지 갖춰 시장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매출 734% 폭증…비만 치료제가 살린 일라이릴리
체중감량 치료제로 유럽 최대 기업에 오른 노보 노디스크는 3분기 순익 약 32억 7천만 달러, 지난 분기 위고비 치료제 매출이 전년대비 734%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만 치료제 점유율 69%, 당뇨병 치료 점유율 54.3%의 1위 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경쟁기업인 북미 최대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당뇨치료제 트루리시티 판매가 전분기 전년대비 10% 줄었지만, 비만치료제로 전환 가능한 마운자로 매출로 인해 실적은 선방했습니다. 3분기 일라이릴리의 주당 조정순익은 월가 예상치 13센트 손실을 넘어선 10센트를 기록하는 깜짝 실적으로 이날 4.66% 강세로 장을 마쳤습니다.
그외에 못난이 신발로 유명한 크록스는 4분기 실적 악화 전망에 장중 5.29% 빠졌고, 장중 8% 넘게 오르던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거래규모 위축에 시간외 4.5% 내렸습니다. 북미 테일러 스위프트 열풍과 비욘세 콘서트와 블랙핑크, 해리스타일스 등의 인기로 3분기까지 누적 1억 4천만 장의 티켓 판매(지난해 12개월간 1억 1천만장)기록을 쓴 라이브네이션이 장 마감 후 3.09% 뛰었습니다.
한편 이날 원자재 시장은 일제히 반등했습니다. 국제금값은 온스당 0.29% 오른 1,993.20달러,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2.56% 뛴 82.5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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