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버린 김민재 어쩌나…더리흐트, 무릎 인대 파열 '4주 결장' [오피셜]

나승우 기자 2023. 11. 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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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민재가 당분간 더 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부상에서 돌아와 김민재와 센터백 콤비를 이루던 네덜란드 수비수가 다시 다쳤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에 수준급 전문 중앙 수비수가 김민재 하나 말곤 없는 셈이다. 김민재와 다른 포지션 선수가 짝을 이뤄야 한다. '한국산 철기둥'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뮌헨은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네덜란드 국가대표 센터백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향후 부상으로 결장한다고 알렸다.

구단은 "더 리흐트가 당분간(for the timf being) 뛸 수 없다"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에서 오른쪽 무릎 관절 내측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졌다. 경기 후 뮌헨 메디컬 팀이 확인했으며 다음 경기 결장한다"라고 밝혔다. 뮌헨은 오는 5일 오전 2시30분 분데스리가 최대 라이벌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이른바 '데어 클라시커' 경기를 펼친다. 특히 원정이어서 도르트문트 8만 관중의 압도적인 응원을 이겨내기 위해선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더 리흐트라는 소중한 자원을 잃게 됐다.

뮌헨 구단은 구체적인 재활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독일 언론에선 4주 결장을 내다보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겨울 휴식기가 있어 뮌헨은 12월19일 볼프스부르크와 16라운드 원정 경기를 마친 뒤 4주 휴식기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더 리흐트는 회복이 더디면 겨울 휴식기 이전까지 돌아오지 못해 전반기를 통째로 날릴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게 됐다.

더 리흐트의 긴 시간 결장은 전날 벌어진 DFB 포칼 2라운드 자르브뤼켄(3부)과의 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됐다. 뮌헨은 자르브뤼케전 직후 "더 리흐트가 전반 19분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서 교체 아웃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뮌헨에 부임한 토마스 투헬 감독도 "다시 같은 무릎 부상이다. 정말 아픈 부위다. 하지만 아직 어떠한 처방도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 리흐트는 뮌헨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중반에 교체아웃됐다. 더 리흐트는 전반 19분 더리흐트는 뮌헨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상대 크로스를 막는 과정 중 태클을 시도했다. 태클 후 곧바로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의료진을 호출했다. 더 리흐트가 고통을 호소하자 김민재와 동료들도 다가와 그의 부상 여부 체크를 계속 지켜봤다. 

더 리흐트는 결국 부상 이후 결국 경기를 더 소화하지 못하고 전반 24분 콘라트 라이머와 교체됐으며 뮌헨은 김민재 외에는 센터백이 없는 상태로 경기를 치르게 됐다. 투헬 감독은 결국 궁여지책으로 미드필더인 요슈아 키미히를 한 칸 내려 김민재와 센터백 라인을 구성했다.

키미히는 엄밀히 말하면 수비라인을 볼 수 없는 선수다. 다만 상대가 3~4수 아래로 평가받는 3부리그 팀이다보니 어떻게 헤쳐나가지 않을까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는 여지 없이 무너졌다.

뮌헨은 전반 추가시간 동점포를 허용하더니 후반 추가시간 상대 마르셀 가우스에게 극장 역전포를 내주며 그야말로 독일 축구사 기록될 만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뮌헨이 3부리그 팀에 포칼에서 패한 건 지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더 리흐트가 다치다보니 김민재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다. 김민재는 전반 동점포를 내주는 과정에서 패스미스를 범하고 이후 상대 공격을 태클로 막다가 볼을 건드리면서 오히려 어시스트를 해주는 플레이를 펼치는 등 고개를 숙였다. 독일 언론도 김민재에 팀내 최저 평점을 부여했다.

문제는 더 리흐트 외 다른 수비수인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도 부상으로 재활 중이라는 것이다. 우파메카노는 이번 시즌 초반 더 리흐트를 밀어내고 김민재가 센터백 콤비를 이뤘던 수비수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3주간 이탈한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중순에 돌아오는데 회복이 더디면 김민재가 제 포지션이 아닌 선수 혹은 1군 실전 경험이 적은 선수와 짝을 이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뮌헨은 2005년생 수비수 타렉 부흐만을 2군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그도 다쳐서 실전 투입이 가능할지 애매하다. 그보다 2살 많은 2003년생 크로아티아 수비수 가브리엘 마루시치도 있지만 역시 김민재와 콤비를 이루기엔 기량이 상당히 부족하다.

뮌헨은 도르트문트전을 필두로 올해 마지막 일정이 굉장히 어렵다. 9일엔 튀르키예 강호 갈라타사라이를 불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치르며, 이후 분데스리가로 돌아와 11일 하이덴하임전, 25일 쾰른전을 소화한다. 다시 이달 30일엔 덴마크 코펜하겐을 홈으로 불러들여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12월2일 분데스리가 우니온 베를린전, 12월9일 아인트프랑크푸르트전을 연달아 벌이는데 두 팀은 분데스리가 중상위권 팀들이라 뮌헨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12월13일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12월16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전, 같은 달 19일 볼프스부르크전까지 어느 한 경기 여유 있는 마음으로 치를 경기들이 없다.

김민재 입장에선 거의 사흘에 한 번씩 경기를 해내는 힘든 강행군을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11월 중순 한국으로 넘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와의 홈 경기, 중국과의 원정 경기까지 소화해야 해서 그야말로 버티는 것조차 버거운 일정에 몰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헬 감독은 최근 포기했던 카드를 다시 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에서 10년 넘게 뛰다가 2년 전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으로 떠났던 34세 베테랑 수비수 제롬 보아텡 영입을 다시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현재 리옹과 계약이 끝나 무직인 보아텡은 지난달 뮌헨 캠프에 와서 2주간 훈련을 함께 소화했다. 그러나 뮌헨은 결국 그와 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8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보아텡의 예전 여자친구 폭행 사건이 법원에서 계속 재판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뮌헨 입장에선 여론을 떠보려는 의도로 보아텡을 정식 계약하지 않고 캠프에만 합류시켰는데 그에 대한 팬들 반발이 적지 않자 결국 그와 다시 손잡지 않겠다고 발표까지 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김민재 혼자서는 분데스리가 약팀은 상대할 수 있지만 중상위권과 대적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조별리그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챔피언스리그 여정도 더더욱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보아텡 카드를 다시 검토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적시장이 열리지 않아 다른 팀 선수 데려올 순 없지만 무직 선수의 등록을 가능하고 이들을 분데스리가에서 활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45일 정도를 버틴 뒤 겨울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새 수비수를 다른 팀에 돈 주고 데려올 것으로 여겨진다.

더리흐트는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자국 리그 명문 아약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어려서부터 재능을 인정 받았다. 16살에 불과했던 2016년 아약스 1군에 데뷔한 더리흐트는 데뷔 첫 시즌 리그 11경기,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9경기 등 적지 않은 경기를 뛰며 성인 무대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2017/18시즌에는 본격적인 주전으로 도약해 주장 완장까지 차고 활약했다. 2018/19시즌에는 에릭 턴하흐 감독과 함께 유럽 무대를 호령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의 대표 강팀들을 꺾고 4강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4강에서 손흥민이 뛰던 토트넘 홋스퍼에 밀려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수많은 팀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시즌 종료 후 유벤투스로 건너가면서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더리흐트는 3시즌 동안 117경기를 뛰며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이적 초기에는 다소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7500만 유로(약 1065억원)에 달하는 이적료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2번째 시즌에도 부상으로 3개월 동안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부침이 있었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1/22시즌에는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선보이긴 했으나 경기력에 기복이 여전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유벤투스 생활을 끝마치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유벤투스에서 보여줬던 기복은 뮌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리그 31경기, 챔피언스리그 7경기 등 시즌 총 43경기에 출전하며 견고한 수비벽을 이뤘다. 뮌헨이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성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우파메카노, 뤼카 에르난데스와 함께 백3, 백4를 오가면서도 기복 없이 좋은 폼을 유지했다.

때문에 올해 여름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했을 때 더리흐트와 김민재가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뛰게될 거란 전망이 많았다. 특히 독일 빌트는 "190cm의 김민재는 일대일 대결에서 매우 강하다. 힘도 좋고 발도 빠르다. 더리흐트 역시 189cm다. 빠르게 수비진 리더로 발전했다. 둘은 뮌헨의 새로운 보루를 만들 것"이라며 김민재와 더리흐트 장신 센터백이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프리시즌 동안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센터백 조합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라인이 가동됐다. 교체 선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았고, 심지어는 센터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경기도 있었다.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에는 김민재와 호흡을 맞추고 있으나 또다시 부상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자르브뤼켄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최소 4주간 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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